<부모의 채무불이행 ‘빚투’ 논란으로 연예계를 떠났던 제천출신 가수 래퍼 산체스(사진 왼쪽)·마이크로닷 형제가 6년 만에 돌아와 본격 활동에 나섰다.>
마이크로닷, 6년만 공식 석상 이유…“일 해야 빚 갚을 수 있어”
산체스, 새 앨범 ‘펜덤 빈티지(PHANTOM VINTAGE)’로 돌아와
부모 빚투, 첫 공식 석상…피해자 합의 1명 남아
“고민도 사치였는데…과거 잊지 않고 노력할 것”
빚투 논란으로 연예계를 떠났던 가수 래퍼 산체스(38·신재민)·마이크로닷(30·신재호) 형제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동생 마이크로닷은 지난 6월 최고 전성기였던 2016년 불거진 논란 이후 6년 만에 본격적으로 무대에 섰다. 형 산체스도 최근 음반을 내고 래퍼 산체스가 컴백한다. 이들은 모두 제천지역 출신이다. 송학면 무도리에 살던 부모가 마을 주민과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고 야반도주하면서 이들은 빚투 논란에 휩쓸렸다. 결국 이들은 연예계를 떠나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이크로닷은 지난 6월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를 발매했다. 마이크로닷은 채널A 예능물인 ‘도시어부’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지난 2018년에 부모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의 부모는 지난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제천에서 친·인척과 이웃들에게 4억 원을 빌린 후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마이크로닷 부친 신모씨는 징역 3년, 모친 김모씨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부모들은 복역을 마친 뒤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이들과 이들 부모의 국적은 모두 뉴질랜드이다. 이들은 뉴질랜드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논란이 일자 당시 마이크로닷은 정확한 확인 없이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는 대응이라며 여론은 악화됐다. 마이크로닷은 출연 중이던 방송에서 모두 하차했다. 이에 비해 형인 산체스는 부모의 채무불이행과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로이해 동생 마이크로닷과는 달리 언론 등으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마이크로닷은 사건 2년 만인 2020년 앨범 활동을 잠시 재개했다. 당시 발표한 ‘책임감’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사건이 모두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크로닷이 음악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 대중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마이크로닷은 “어린 마음으로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저의 입장을 그렇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참 어리숙했다”라며 후회했다. 이후에도 앨범을 냈지만 대중의 기억 속에서는 점점 잊혀졌다.
대중의 차가운 시선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앨범을 발표하는 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다”라고 말한다. 현재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앨범 활동을 병행한다. 이제서야 공식 석상에 서는 것도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마이크로닷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것들에 대해 “저도 사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힘든 기억이었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간절히 기도만 했다. 이걸 받아들일 수 있게 기도했고 누군가의 편을 들지 않고 이걸 해결해나가는 것에 대해서만 헌신했다. 그런데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진심으로 기도만 하면서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오랫동안 공식적인 사과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 고민도 사치였다.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 죄송하다. 앞으로 노력해나가겠다. 약속한 부분 해나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형 산체스의 소속사 브랜드뮤직은 최근 팬텀의 컴백을 공식화했다. 팬덤은 산체스가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다. 산체스와 한해·키겐 등 3인조 힙합 그룹이다. 팬덤은 지나 2011년 싱글 ‘얼굴 뚫어지겠다’로 데뷔했다. 데뷔 후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며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멤버들 모두 작사·작곡·프로듀싱을 소화하며 본인들만의 음악 세계를 어필하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현재 키겐은 제작자 겸 프로듀서로, 산체스와 한해는 각각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새 앨범명은 ‘펜덤 빈티지(PHANTOM VINTAGE)’이다, 팬텀의 히트곡들을 모은 리마스터 앨범이다.
산체스는 지난 2020년 5월 부모의 사기 혐의 관련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보신 분들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실망하셨던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 된 사과의 말씀 전한다”라며 “정말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이들 형제들을 연예계에서 퇴출 시켰던 ‘빚투’ 사건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남은 한 명의 피해자에게 변제를 하지 못한 상태이다. 마이크로닷은 “1심 재판 후 10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중 6명과 2억1000만 원에 합의했다. 2심 재판 중 남은 4명 중 1명과 합의가 됐다. 그러던 중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 2023년에 남은 3명 중 2명과 합의했다. 나머지 한 분은 만나 보았지만 아직 합의를 하지 못했다”라며 “2025년까지 변제하기로 하는 차용증을 쓰고, 소속사 대표가 연대 보증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닷은 “열심히 일을 해서 빚을 갚겠다”라고 부연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