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면 방곡리 청년마을 사업 성료…매일 50여 마을 노인들 찾아
‘도자기·도깨비마을’로 별칭 전국 유명…“옛 명성 찾기 위해 진력”
서울에서 단양 산골 오지마을로 귀촌한 28살 여성이 방치된 전통 가마를 찜질방으로 개조해 50여 명의 마을 노인들에게 따뜻한 쉼터를 제공하며 ‘효손’으로 사랑받고 있다.
단양군에 따르면 2023년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에 둥지를 튼 오혜린(28) 씨는 지난해 군에 찜질방을 만드는 ‘건강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제안했다. 오씨는 방치된 전통 가마 시설을 재활용해 찜질방을 만들었다. 군은 오 씨의 생기발랄한 아이디어에 군은 1000만 원을 지원했다. 전통 가마를 리모델링한 찜질방은 마을 노인 50여 명이 매일 수시 방문하는 이 마을의 최고 휴식·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찜빌방은 겨울철 추위와 무료함을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찜질방 옆 공간은 사랑방으로 꾸며 효자손 만들기 목공 체험 행사를 운영 중이다.
방곡리는 ‘도자기 마을’ ‘도깨비 마을’이라는 별칭이 더욱 유명하다. 이 마을은 아름답고 장엄한 도락산과 수리봉 산자락에 평화롭게 자리잡고 있는 산촌이다. 지난 600여 년 전부터 전통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하다. 당시 이곳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는 서민들의 식기로 사용됐다. 마사토 등으로 재료로 사용, 투박하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막사발 등으로 유명했다. 지금도 마을 곳곳에는 옛 가마의 흔적과 도자기 파편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문경지역에서 생산된 우수한 도자기들의 주요 운송경로였다. 이 마을에서는 큰 도자기 시장이 섰다. 1990년대 전국 도예가들이 모여 살며 전통 도자기의 산실로 명성을 떨치던 도예촌이다. 지금은 소수의 장인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단양군은 이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도자기를 주재로 한 전통 마을로 조성했다. ‘도자기 마을’은 이로부터 얻어진 별칭이다. 방곡에서는 여전히 소나무 장작을 땔감으로 사용, 전통적으로 도자기를 굽고 있다. 도예인은 공방과 가마를 운영하고 있다. 도예촌에서는 도예전시관, 도자판매장, 도예교육원을 상설 운영하고 있다. 이 마을의 으뜸 체험은 단연 도자기 만들기이다.
이 마을은 또 도깨비를 테마로 한 독특한 관광지이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하게 장식된 도깨비 인형과 조형물들이다. 이러한 장식들은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도깨비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활동이다. 마을을 돌아보면서 도깨비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와 전통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도깨비 소원 빌기 체험은 인기이다. 원하는 소원을 적어 도깨비 조형물에 걸어두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많은 관광객들이 참여하고 있다. 마을의 도깨비 전설은 지금도 마을의 할아버지들이 약주 한 잔을 하시면 나누시는 단골 주제이다. 이 마을에 살고 있던 도깨비들이 장난을 걸어 밤새 씨름을 한데서 유래하고 있다.
이 마을은 백두대간을 따라 소백산국립공원·월악산굴립공원, 도락산·황정산 등의 명산과 단양지역의 명소인 단양팔경 선암계곡과 가깝다. 오염되지 않은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청정 산골 마을이다. 자연 버섯·오미자·산나물들이 지천이다. 이를 이용한 산채정식·능이닭볶음탕·손두부 등 풍성한 먹거리를 자랑한다. 연중으로 전통도예체험, 도깨비 보물찾기·전래놀이, 오미자 떡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한때 이 마을은 관광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마을의 명성은 옛날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군은 이의 타개책으로 지난해 ‘건강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했다. 이번 인기를 얻고 있는 찜짐방 운영은 이의 일환으로 추진된 청년마을 사업이다. 모승일 방곡리 이장은 “청년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찜질방이 생기면서 마을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라며 “평소에도 노인들에게 운동을 지도하거나 음식을 나누는 오 씨는 마을의 새로운 활력소”라고 칭찬했다. 김문근 군수는 “건강한 마을 만들기 사업의 하나인 청년마을 사업은 청년을 중심으로 농촌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면서 “군은 더 많은 청년마을을 발굴하고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