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갖기 소망 서민들 마음 상처 제도개선 등 대책마련 시급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하자발생 아파트를 분양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LH는 최근 강제동 강저휴먼시아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벽지에 곰팡이가 피고 장판이 훼손된 채 분양, 입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이 아파트 3단지입주 예정자인 김모(50·자영업)씨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3년 이 아파트에 대한 임대를 신청했다.
그간 자신의 사업장 안에 작은 방을 만들어 8년이란 세월동안 생활을 해온 상태였다.
김 씨에게 이 아파트 당첨은 생애 최대의 기쁨을 안겨주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김 씨의 기대와 즐거움은 한 순간에 그쳤다.
김 씨는 지난 27일 이 아파트로부터 임차계약서을 작성했다.
임대 아파트 호실을 배정받고 열쇠를 받아든 김 씨는 방문을 여는 순간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테이프로 붙여놓은 찢어진 장판이었다. 거실 벽과 베란다 벽 등의 벽지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어의를 상실한 김 씨는 관리사무실을 찾아 도배·장판 등의 재시공을 요구했으나, 황당한 답변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 씨의 하자보수 등의 요구에 LH 관리사무실 직원은 “도배·장판을 지금 해줄 수가 없다”며 “도배·장판을 새롭게 하려면 기존 제품과 같은 동일한 제품으로 입주자가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임대료를 받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시설물은 재임대시 하자와 보수 등을 통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 원칙으로 알고 있다”라며 “LH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나 이 아파트로부터 ‘해줄 수 없다’라는 동일한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더욱이 개인적 하자보수를 희망해도 기존의 제품과 동일한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라며 “아파트가 건축된 지 수년이 지난상태에서 동일한 제품을 어디에 가서 구해오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씨의 이번 당첨은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3년 전 첫 번째 당첨에서는 보증금을 마련치 못해 분양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이번 입주도 주위로부터 도움이 없었다면 실현이 불가능했다.
이 아파트 입주를 위해 3년여 동안 꼬박 매달 30만원씩 정기예금을 부어 1천여만원을 준비했으나 400여만원이 부족, 꿈이 날아갈 판이었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주변의 지인들이 십시일반 나머지 보증금을 채워줘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김 씨가 내 집 갖기를 위해 지난 8년간 꾸어온 꿈.
이 꿈은 실현됐으나 LH의 부당한 임대방식은 김 씨를 비롯한 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정재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