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연탄 때냐고요?” 한파 취약계층의 겨울나기

기사작성 : 2024년 12월 05일 15시 34분 20초

폐품 팔며 생활차상위계층 연탄 없으면 겨울나기 어려워


연탄 한 장에 800한 달에 20만 원

올해 충북 연탄쿠폰 대상 3800여 가구

 

요즘 누가 연탄을 때냐고 그러잖아. 근데 우리한테 도시가스 설치할 몇백만 원이 어디 있고, 보일러 채울 기름은 매번 어떻게 사냐고.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거지

 

제천지역의 한 주택에서 김모(75) 씨가 폐품 정리에 한창이다. 폐품을 고물상에 내다 팔며 생활하는 그에게 최근 내린 폭설은 관심 밖일뿐더러 달갑지도 않다. 금세 폐품 정리를 끝내더니 집 뒷공간 보일러실에서 연탄을 갈아 넣는다. 귀까지 내려오는 두툼한 털모자에 하얀색 마스크, 팔에는 기모용 토시까지. 날이 갑자기 쌀쌀해졌다 해도 아직은 낯선 완전무장의 겨울 차림이다. 연탄불은 추위를 녹이기에 역부족이다. 그래도 연탄 불씨가 그에게는 유일한 겨울나기 방안이다.

 

지난 주말 연탄 은행에서 지원받은 연탄 200여 장이 보일러실 옆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 든든하지만 기관지가 안 좋은 그에게 연탄가스는 걱정거리로 다가오기도 한다. 김 씨에게 난방을 세는 단위는 ()’이다. 한 장에 800, 하루에 8장이 쓰인다. 한 달에 20만 원 정도가 겨울철 난방비에 들어가는 셈이다. “폐품 주워봤자 한 달에 2만 원 정도 벌려나. 매달 들어오는 연금 60만 원이 전부지 뭐. 거기서도 기관지 약값 제하면 만만치가 않아

 

여든을 바라보는 그에게는 5~6시간마다 연탄을 제때 교체하는 것도 고된 일이다. 온수를 받기 위한 기름보일러가 있지만 거의 쓰임이 없다. 겨울에 샤워를 자주 하지도 않지만, 실은 비용이 이유다. 쓰임이 많아도 쓰는 데 겁이 나는 현실이다. “기름보일러는 저녁에 샤워할 때만 잠깐 틀고 쓰지. 마음 놓고는 못 써. 기름 80리터에 10만 원 정도 줬나. 이걸로 겨우내 쓴다고

 

날이 추우면 연탄을 더 자주 갈아 줘야 한다. 해가 지날수록 매서워지는 겨울 날씨가 그에게 연탄 개수를 계산하게 만든다. 차상위계층인 김 씨는 최근 지자체로부터 연탄 쿠폰을 발급받아 연탄 700장을 주문했다. 연탄 쿠폰은 저소득층 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자체 복지 사업이다. 현금카드 방식으로 지급돼 연탄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소동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최근 30여만 원을 들여 매장에 연탄난로를 설치했다. 지난해까지는 기름을 이용, 난방을 했지만 난방방식을 바꿨다. 운영비용을 다소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김밥 판매수익이 예전만 못하다. 재료비용이 올라 가격을 올렸더니 고객들의 발걸음이 크게 줄었다.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것이 난방비 절약이고, 선택한 것이 연탄이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완연한 겨울 날씨로 접어드는 가운데 연탄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까지 줄어들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연탄 사용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면서 기부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627만 가구로 정점을 찍은 연탄 사용 가구 수는 이후 17년간 감소 추세에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아직 74167가구는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지역은 일부 지역에서는 연탄 가구 수가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 중 45%가 독거노인 및 장애가정 등 소외가구, 42%가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 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 취약층에게 연탄은 여전히 필수적인 난방 수단인 것이다.

 

제천지역에서 가동되면 2개 연탄공장이 폐업을 했다.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워서이다. 이 자리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온다는 소문이다. 제천지역에서 생산된 연탄은 중부권과 멀리는 강원 양구군까지 판매됐다. 대부분 화훼농가는 연탄을 이용한 난방으로 겨울을 버텼다. 이들 연탄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화훼농가와 연탄을 이용해 난방을 했던 취약계층의 근심이 태산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원 공급이 어려워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탄=취약계층 연료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래저래 취약계층은 겨울은 올해도 여전히 추을 듯싶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요새 날씨가 추워지는데 경기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보니 후원 역시 줄어든 상황이라며 올해 동절기가 특히 걱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경옥기자

본 사이트의 내용과 이미지 자료는 제천단양투데이에 있으며, 무단도용과 배포는 금합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단양군보건의료원, 모자보건사업 유공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 댓글 0
지역 실정 맞는 모자보건사업 추진 높은 평가 단양군보건의료원이 ‘2024년 모자보건사업 유공’ 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복지부는 모성·영유아의 건강증진과 자녀의 출산·양육 지원에 공적을 세운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 더보기
Hot

인기 대호단양CC·루시다호텔, 장학금 1000만 원 기탁

| 댓글 0
대호단양CC·루시다호텔(대표 황호연)이 단양장학회에 장학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대호단양CC와 루시다호텔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이웃사랑 후원금으로 매년 1000만 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취약계층 연탄배달에도 참여하는… 더보기

음식점 역량강화 위생등급제 컨설팅 실시

| 댓글 0
단양군이 음식점 위생등급제 컨설팅에 나선다. 위생등급제는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평가하고 우수한 업소에 등급을 지정 공개, 위생수준을 향상시키고 식중독예방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위생등급제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더보기

전국 장애인복지사업 평가 ‘우수 지자체’ 선정

| 댓글 0
단양군이 보건복지부 주관 ‘2024년 장애인복지사업 평가’ 정량 분야에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평가는 장애인복지 발전을 위한 효율적 추진 기반 조성을 위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의 성과를 살피고,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해 … 더보기
Hot

인기 수능 국어 만점 1055명, 수학·영어도 평이했다…“탐구가 당락 좌우”

| 댓글 0
교육평가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만점자 11명…최고표점 국어 11점, 수학 8점 하락최고 표점 획득 응시생은 국어 16.5배, 수학 2.5배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평이했다. 국어와 수학의 최고… 더보기

올해 또 수능 수학 미적분 표점 5점 높아…“무전공학·문과 불리”

| 댓글 0
종로학원 “미적분 만점자 140점, 확률과통계 135점”“수학 1등급 96.0%가 미적분 또는, 기하…표본조사” 지난해 11점차보다 감소…‘문과 침공’ 영향력 약화“수학·사탐·과탐 73%가 이과…유불리 없다고 못해”“국어도 언어와 매… 더보기

학생 역량강화 위한 영어·수학 학습 운영

| 댓글 0
단성중, 영어 연극 실시…수학 도교육감 표창 수상 단양 단성중학교(교장 정흥순)이 영어·수학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학생 역량 강화를 위해o 운영했다.이 학교는 최근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의 일환으… 더보기

제천학생회관, 청소년 전용공간 체험 성료

| 댓글 0
“우리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읽고 만들고 놀자” 제천학생회관(관장 최경훈)이 운영한 학생 인문독서 체험프로그램을 성료했다. 프로그램은 새롭게 리모델링한 3층 청소년 전용공간을 활용했다.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독서·창작·소통할 수 있는 … 더보기

단양교육청, 청소년자기도전 포상식 가져

| 댓글 0
단양교육지원청(교육장 나광수)이 청소년포상제 포상식을 개최했다.단양교육청은 교육복지안전망 지역연계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포상제를 운영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성취 목표를 정하고 실천, 균형 있는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충북도청… 더보기
Hot

인기 꿈을 이루는 즐거움, 드림카트와 함께 ‘GO!’

| 댓글 1
단양 단성중학교가 ‘꿈을 이루는 즐거움, 드림카트와 함께 GO!’ 행사를 열었다. 올 미래역량교육 결과물 공유하는 행사이다.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행사는 전교생이 … 더보기
Hot

인기 제천 중앙동 연립주택 3층서 불…2명 부상

| 댓글 1
9일 낮 12시28분께 제천시 중앙로2가 연립주택에서 불이나 2명이 다쳤다.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소방차 10대와 인력 40명을 현장에 투입해 17분여 만에 진화를 완료했다. 화재 주택에 거주하는 A(63·여)씨는 2도 화상을 입고 제… 더보기
Hot

인기 70대 “비상계엄 다시 볼 줄이야”…‘서울의 겨울’ 밤새 떤 시민들

| 댓글 0
“오죽했으면 그랬겠나”…"국회의원들이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드니까…"한밤 6시간 비상계엄 사태시민들 당혹·불안감 드러내 “지난 2024년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당혹스럽고 개탄스럽다”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 더보기
Hot

인기 FT, ‘계엄 선포·해제’ 윤 대통령 정치 행보 주목…“입지 불확실”

| 댓글 0
FT·주요외신, “‘한국 정치 위기 촉발’ 윤석열은 누구인가?”“계엄령, 韓 현대사서 가장 심각한 헌법 위기 중 하나”비상계엄 선포, “1987년 민주화 이후로는 초유의 사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해외 외신들이 갑작스… 더보기
Hot

인기 비상계엄 사태에 韓경제 암울 전망…정치 불확실성 외환위기 우려

| 댓글 0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이어 경제관계장관회의 환율 급등·주가 급락…정부, 유동성 무제한 공급 발표전문가, “국가신용등급↓…자본 유출로 고환율” 우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금융·외환시장이 요동치는 등 한국 경제 전반에… 더보기
Hot

인기 진보3당, ‘비상계엄’ 尹 내란죄 고소…“국헌문란 체포해야”

| 댓글 0
“헌법수호 망각한 尹, 우리나라 대통령 아냐” 정의당과 노동당·녹색당 등 진보3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 등을 내란죄로 고소했다.진보3당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