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재연된 역사교과서 논란…고등학교 채택 혼란 전망

기사작성 : 2024년 09월 12일 13시 43분 00초

야권·역사단체,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 두고 위험

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집필진 전력·기술오류 지적도

2013년 교학사 교과서 역사 왜곡논란과 닮은양상

 

내년 3월 도입될 새 검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우편향논란이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다음달 말까지 교과서 채택을 결정해야 하는 일선 고등학교 현장에도 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역사단체들은 최근 교육부가 검정 합격을 결정했던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두고 학교 현장에서 채택되면 안 되는 위험한 교과서라면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해당 교과서의 내용이 공개된 후 이승만 정권을 서술하면서 독재집권 연장이라 표현하고, 일본군 위안부‘5·18 민주화 운동을 축소 서술했다는 점이 지적되는 등 친일·독재 미화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집필진 중 일부가 과거 극우 성향 발언을 했다는 뉴라이트 논란도 제기됐다. 300여 건의 사실관계 등 오류가 나타났다는 민족문제연구소 측 분석도 나왔다. 공기택 인하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는 김준혁 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뉴라이트 논란 역사 교과서 긴급 토론회에 참석, 해당 교과서가 고의적인 생략으로 독재나 일제 침략의 사실을 회피하는 등 교묘한 방식의 서술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침략을 당한 한국의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 침략주의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관점의 역사 서술은 인정할 수 없다라며 식민지 근대화론(일제가 광복 후 경제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의 입장을 가진 자가 교과서 집필진이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물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모두 나타날 수 있도록 기록해야 한다""독재자로 국민의 권익을 억압했던 인물의 특정 부분만 강조하는 것은 학생들의 균형적 시각을 빼앗는 것"이라고 했다.

 

관련 특별법은 여순사건을 지난 1948년 국군 제14연대의 일부 군인들이 국가의 제주 4·3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발생,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 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국가폭력을 정당화하고 뒤틀린 역사관을 주입해서는 안 된다며 교과서에 기술된 '반란' 표현이 즉각 삭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곧 각 학교운영위원회의 한국사 교과서 선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인데, 그 어떤 경우에도 여순사건을 왜곡한 교과서를 선택해선 절대 안된다고 했다.

 

이처럼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우편향' 논란의 양상은 지난 2013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논란과 비슷하다. 지난 20138월 국사편찬위원회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검정 심사에서 8종을 합격시켰는데, 야권과 역사단체들을 중심으로 우편향·왜곡논란이 제기됐다. 그러자 박근혜 정부 교육부는 교학사를 포함한 모든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재검증 작업에 착수, 그해 10월 총 829건의 수정·보완 사항을 출판사에 통보하면서 교학사 물타기라는 논란으로 번졌다.

 

다른 교과서 집필진들은 교육부 권고에 반발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논란은 교육부가 교학사 등 역사교과서를 최종 승인한 그해 12월 이후에도 잦아들지 않았다. 지역별로 일부 학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며 선정 철회 요구가 빗발쳤고, 학교들이 이를 취소하면서 교학사 채택률은 0.11%(2)까지 떨어졌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불거진 역사교과서 논란에 대해 교육부의 입장은 아직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검정을 통과한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보완을 검토하는지 묻자 "여러가지 의견들이 제시돼 하나씩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검토 여부는 지금 단계에서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개별 교과서에 대한 평가를 하기보다 역사교육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검정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검정에 합격한 다른 교과서와 함께 종합적이고 균형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만약 교육부가 수정·보완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공은 바로 학교로 넘어간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 등으로 구성된 교과협의회 의견 수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채택 교과서를 내달 말까지 확정한다. 야권과 역사단체들은 논란이 된 한국사 교과서를 그대로 학교에 채택되도록 바라만 보지 않을 태세라 다음달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만석기자

본 사이트의 내용과 이미지 자료는 제천단양투데이에 있으며, 무단도용과 배포는 금합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줍줍’ 로또 청약 전국 625만명 몰려, 작년의 6배 폭증

| 댓글 0
“작년 한 해 112만 명 문턱 낮추자 ‘전 국민 로또’로 변질”“전년 대비 무순위 청약 지원자 경기 30배·세종 12배 증가”엄 의원, “제도적 허점 손질·투기 차단 등 실질 대책 필요” 올해 8월까지 전국의 무순위 청약, 이른바 … 더보기

추석 앞두고 단양지역 어려운 이웃 돕기 훈훈한 인심 ‘봇물’

| 댓글 0
단양군, 추석 명절 맞아 사회복지지설 ·취약계층 등 위문단양자봉사센터, 추석 맞이 ‘사랑 빚은 송편 나눔’ 행사가곡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랑 담뿍 한가위 반찬 나눔대강면새마을남녀협의회, 추석 맞이 취약계층 송편 나눔가곡면새마을부녀회,… 더보기

“면세품사업 투자하면 고수익” 4억 챙긴 30대 구속

| 댓글 0
단양지역 직장인·자영업자 등 지인 5명에 사기 단양경찰서가 면세품 사업 투자 명목으로 지인들의 돈을 뜯어낸 A(35)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단양지역의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지인 5명에게 총 4억 원을 받아 가… 더보기

전기차·수소차 군비 보조금 추가 지원

| 댓글 0
단양군, “도내 처음으로 자체 예산 보조금 지원” 단양군이 전기차와 수소차 보조금을 추가 지원한다.군은 쾌적한 대기환경 조성과 친환경 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 기존 보조금에 군비 20%를 추가 지원한다. 군비 추가 지원에… 더보기

3대 4명이 직업군인…이명수씨 병역명문가 선정

| 댓글 0
​<이명수(왼쪽)씨와 우경관 충북병무청장​>할아버지와 아버지 삼 형제, 아들까지 군인으로 복무한 단양 이명수씨 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단양군에 따르면 우경관 충북병무청장은 이씨 집을 찾아 병역명문가 증서와 패를 전달했… 더보기

국도 59호선 단양 영춘면~강원 영월 남면 개통

| 댓글 0
전체 17.4km 구간 공사 시작 7년 만에 완공 단양 영춘면과 강원도 영월군 남면을 잇는 국도가 개통됐다.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단양군 영춘면 사지원리(사지원교차로)에서 강원 영월군 남면 연당리까지 잇는 17.4㎞ 구간의 국도 59호선… 더보기

괴산·청양 가격의 60%…“단양고추 마케팅 강화하라”

| 댓글 0
단양군의회 오시백 의원 5분 자유발언서 주장 국내를 대표하고 있는 다른 지역 고추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단고을 단양고추의 ‘몸값’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단양군의회 오시백 의원은 최근 열린 제330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 더보기

단양군, 장수·돌봄·어울림 등 올 건강한 마을 선정·발표

| 댓글 0
보조금 1000만 원 지원…주민주도형 사업 추진 단양군이 올 건강한 마을 4개소를 선정하고 발표했다. 건강한 마을 선정은 올해 처음 도입한 사업이다. ‘건강한 마을 만들기’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마을이 직접 지역소멸과 고… 더보기

단양군여성단체협, 2024년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열어

| 댓글 0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 양성평등사회 실현 단양군이 ‘2024년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를 열었다. 단양군여성단체협의회(회장 한복녀)가 주최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양성평등사회 실현을 촉진하기 … 더보기

10년 만에 재연된 역사교과서 논란…고등학교 채택 혼란 전망

| 댓글 0
야권·역사단체,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 두고 “위험”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집필진 전력·기술오류 지적도2013년 교학사 교과서 ‘역사 왜곡’ 논란과 닮은양상 내년 3월 도입될 새 검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우편향’ 논란이 잦아들지 않는… 더보기
Now

현재 10년 만에 재연된 역사교과서 논란…고등학교 채택 혼란 전망

| 댓글 0
야권·역사단체,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 두고 “위험”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집필진 전력·기술오류 지적도2013년 교학사 교과서 ‘역사 왜곡’ 논란과 닮은양상 내년 3월 도입될 새 검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우편향’ 논란이 잦아들지 않는… 더보기

널뛰는 모의평가 난이도…“제발 수능은 제대로 내 달라” 분통

| 댓글 0
9월 모의평가 "너무 쉽다"며 수험생들 분통·불안감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변별력 지적 글 게시 수시 원서접수 앞두고 “내 실력 아닌 것 같다” 고민수능 적정 변별력 확보 위한 ‘계산된 널뛰기’ 분석도“급격히 어려워지면 오히려 혼란… 더보기

백운중, 호텔 파헤치기 진로 체험 “스파하고 영화보고”

| 댓글 0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함께 문화 플랫폼 되다”제천 백운중학교(교장 최정순)가 포레스트 리솜에서 지역사회 연계 진로 체험을 했다.이 학교 2학년 학생들이 참여한 진로 체험은 포레스트 리솜와 지난해 MOU를 체결 후 올해 두 번째로 운영하… 더보기

명지초병설유치원, 소방안전교육 실시

| 댓글 0
제천 명지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 전체 원아를 대상으로 4일간의 일정으로 소방안전교육을 했다.유치원 인근의 화산동 소방서를 찾은 원아들은 소방대원들의 설명을 통해 화재 발생 시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 위험한 상황에서 대피하는 방법을 숙지… 더보기

단양교육청, 추석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실시

| 댓글 0
단양사랑상품권 사용 지역 경제 활력 앞장서 단양교육지원청(교육장 나광수)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단양구경시장을 방문하여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했다.장보기는 단양교육청의 모든 직원이 참여했다. 각종 식재료 및 차례 용품 등을 단양사랑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