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단양·영월·정선·태백·삼척·동해 등 시·군민 1500명 신속 추진 촉구
“폐광지·동해안 발전 꼬 필요”…경제성 논란 “동서축 모든 도로 불가능”
강원특별자치도, “이 구간 설계비 120억 내년도 정부 예산 확보”
영월·정선·태백·삼척주민…122㎞ 걷는 예타통과 기원 ‘국도순례길’
동서고속도로 노선 경유 충북과 강원 지방자치단체들이 국회에서 고속도로 건설사업 신속 추진을 촉구했다.
동서고속도로추진협의회(회장 김창규 제천시장)는 최근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천~삼척 고속도로 조기 건설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협의회 소속 충북 제천시·단양군, 강원 영월군·정선군·태백시·삼척시·동해시 등 7개 시·군의 민·관 등 1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경제적 낙후와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한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서둘러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이어 “충북 내륙과 강원 남부권을 연결하는 제천~삼척 고속도로는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제 성장을 이끌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국내 고속도로가 총연장 5000㎞를 돌파하면서 인구의 78%가 고속도로에 30분 내 접근이 가능한 시대가 됐지만, 제천~삼척지역은 소외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택~제천~삼척 250.4㎞를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는 2014년 평택~충주 구간 103.3㎞에 이어 2015년 충주~제천 23.9㎞ 구간을 완공하는 등 총 127.2㎞를 개통한 상태다. 2020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제천~단양~영월 29.07㎞ 구간은 지난해 기본·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착공하는 듯했으나 제천 구간 내 군부대 이전으로 사업비가 껑충 뛰면서 다시 예타 대상이 됐다.
영월~삼척 구간은 예타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현장평가를 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아직 예타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7개 시·군은 “조속한 예타 통과”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시·군은 지지부진한 동서고속도로 전 구간 조기 개통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2015년 협의회를 결성했다. 사업성 평가에서 낮은 점수가 예상되는 충북 북부와 강원 산간 지역 고속도로 건설 관철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폐광지역 경제 회생·동해안 물류 여건 강화 등 명분
앞선 지난 9월26일 영월~삼척 구간의 영월·정선·태백·삼척지역 주민들은 30일까지 122㎞를 걷는 ‘예타 통과 기원 국토순례 대장정’을 가졌다. 영월군에서 출발한 이들은 정선을 거쳐 태백~삼척까지 국도를 걸으며 예타 통과를 기원하고 강원도민들의 의지를 하나로 모았다. 추진위는 당초 600여 명의 시·군민들이 순계길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종 15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기 남부 평택에서 강원 동해안 삼척을 잇는 동서 6축 도로망의 마지막 구간인 영월~삼척 고속도로 추진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성 논리 때문에 30년간 멈춰있던 영월~삼척(70.3㎞) 구간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은 “지역균형발전 지수와 정부의 정책 추진방향이 반영된 정책성 평가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예타가 물거품이 된다면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영월·정선 군민과 태백·삼척 시민들과 함께 10만 동해시민들도 생존권 투쟁에 총궐기 동참할 것”이라며 “시민의 염원을 담아 이번에 반드시 통과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고속도로에 30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서비스 면적의 전국 평균이 78.2%인데 반해 강원도의 경우 40.8%에 불과한 점 등을 들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폐광지역 경제 회생과 동해안 물류 여건 강화 등 고속도로를 추진할 명분 또한 충분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월~삼척고속도로는 경기 평택에서 삼척까지 이어지는 동서 6축 고속도로의 미착공 구간이다. 앞선 구간은 2008년 서평택~충북 음성(57.9㎞)을 시작으로 2013년과 2015년 음성~충주(45.4㎞), 충주~제천(23.9㎞) 구간이 차례로 개통했다. 기획재정부는 4조90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는 영월~삼척 구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곧 내놓을 방침이다.
동서고속도로추진협의회(회장 김창규 제천시장)도 평택~제천~삼척 등 250.4㎞를 잇는 동서고속도로 예타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추진협은 동서고속도로의 조기 개통을 위해 이 도로가 지나는 지자체장들의 공식 모임체이다. 지난 2015년 당시 동서고속도로 미착공 구간(제천∼삼척)인 제천과 단양, 강원 삼척·태백·동해·영월·정선 등 7개 시·군이 참가한 가운데 출범한 추진협은 중앙정부 건의와 광역지자체 설득 등으로 조기 개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각 지역 기관과 단체의 대정부 건의문 전달, 지방선거 정당 공약사업 반영 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등 조기착공을 위한 대정부 압박에 나서고 있다.
동서고속도로 평택~제천구간은 개통돼 운용되고 있다. 제천~영월 구간은 지난 2020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영월~삼척 구간은 추가 검토 대상으로 남겨져 있다. 동서고속도로는 국내 국가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충북 내륙권과 강원 남부·동해안을 잇는 거점 도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통·물류·관광 등 동서해안 간 상생발전의 기반을 다지는 주춧돌로써의 역할을 전망하고 있다.
제천~영월 구간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존 추진하고 있는 제천~삼척을 잇는 자동차전용도로 건설과 맞물려 중복투자의 지적을 받았다. 이로인해 예비타당성 검토를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 정부가 예타 등 가성비에 앞서 지역균형발전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겨우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나머지 영월~삼척 구간 예타에 앞서 추진협이 ‘지역균형발전’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는 이유이다. /최경옥·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