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쇄신” “임시위 비상체제 운영” “예산·사무국 축소” 지켜지지 않아
김수완 의원, “후원·협찬금을 소송 판결 비용으로 전용”
이정임 의원, “70대 노인으로 영화제 봉사자 구성·운영”
이정현 의원, “영화제 서울사무소 임대료지원 중단해야”
올해 열린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최근 열린 제천시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시의회는 시의 영화제 서울사무소의 철수 공언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화제 후원금의 무단 사용과 비효율적인 영화제 봉사원(짐프리·jimfree) 채용도 도마 위에 올렸다.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수완(다 선거구)의원은 시가 공식화했던 서울사무국의 철수의 미이행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문화예술과에 대한 행정감사에서 “지난 3월 영화제의 부실 운영에 대한 대시민 사과를 하면서 ‘임시위원회 구성’과 ‘사무국 직원 축소’ 등을 약소했다”고 전제하고 “이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심지어 (시의 공식 발언 이후)한 달 뒤인 지난 4월17일 서울사무소를 계약했다”라며 “(이의 행위는)해석이 안된다. 정말 너무한 처사이다”라고 따졌다.
시와 영화제의 대시민 사과는 두 번에 걸쳐 있었다. 지난 3월에 앞선 지난해 3월에도 시와 관련, 시민 사과에 나서면서 사무국 구조조정 의사를 밝혔다. 당시 사무국의 부실 회계 논란으로 영화제가 존폐 위기에 몰리자 시는 “지난 2022년 영화제 예산을 초과 지출한 문제로 많은 시민께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강도 높은 쇄신을 통해 영화제 효과성을 강화해 시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행사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시는 임시추진위원회를 통해 비상체제로 운영, 사무국 조직 정비 등을 내놓았다. “임시위원회는 시 추천 2명과 제천시의회 추천 1명, 영화제 사무국 추천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다”라며 “서울과 제천으로 양분된 사무국은 제천사무국으로 일원화하고, 폐쇄된 서울사무국은 필요한 경우 파견 형식으로 운영한다. 인원도 20여 명의 기존 인원에서 5명 정도로 감축한다”라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이의 질타에 대해 “서울사무소 없이 영화제를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지난해와 올 3월) 시의 발표는 무리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행감은 시의 서울사무소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는 서울사무소의 임대 현황을 공개하면서 매월 275만 원의 임차료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사무소의 보증금은 2500만 원, 임대 기간은 2년이다. 민주당 이정현(마 선거구) 의원은 “올 영화제가 5억 원 이상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존폐 논의까지 있는 상황이다. 채무 변제가 우선인데 서울사무국 임차료랑 보증금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 추가 예산 투입이 없도록 해달라. 임대료도 환수하라”라고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영화제의 활동 자체가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게 많아 지역에서만 운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전문 인력들을 확보도 어렵고, 오히려 왔다 갔다 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영화제 후원금 사용의 부적정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올해 영화제 후원금은 1억2700만 원인데, 전 부집행위원장인 A씨의 해임 무효 소송 판결에 따른 급여 지급 명목으로 6200만 원을 사용했다. 후원 협찬금이 소송에서 패소한 비용을 물어 주는데 쓰라고 있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지난 1월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민사부(재판장 이연경)는 A씨가 제기한 해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복직 또는, 급여 지급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시는 후원금의 일부로 이를 충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의원과 국민의힘 이정임(나 선거구) 의원 등은 영화제의 방만한 운영을 연달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올 영화제를 치르면서 영화제 홍보대사 지명하고, 적정한 활용을 하지 않았다”라며 “사전에 계획하지 않은 급조된 선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는 올 영화제를 치르기에 앞서 홍보대사를 위촉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 영화제는 이의 약속을 어기고 70대 여성 시민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영화제는 이 여성이 지난 1회 영화제부터 짐프리 봉사활동을 해온 공적을 감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대외성이 빈약했다.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한 이 여성은 명목상 ‘홍보대사’로 전락했다. 지난해 치른 19회 영화제 홍보대사는 가수·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함은정을 위촉했다. 영화제는 매년 유명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했었다. 김 의원은 “홍보대사가 영화제 레드카펫조차 밟지 못했다”라며 “이 (홍보대사)여성 시민은 (시가)나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을 했다. 하지만 그에 맞는 역할은 하나도 주어지지 않았다. 상처를 많이 입었고, 자괴감 마저 들었다고 했다”라고 이 여성의 불만을 대변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 의원은 영화제 봉사자인 짐프리의 잘못된 운영실태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짐프리의 90%는 대학생이었다. 근데 올해는 70살 넘으신 분들도 있었다.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을 했어야 했다. 매우 실망했다”라며 “일부 시민들은 영화제를 없애라고 한다. 소수를 위한 행사에 치중하니 그런 말이 나오는 거다. 제천시가 준 사업비와 비교하면 예산을 짜임새 있게 쓰지도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영하제는 올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공연팀·마케팅팀·문화사업팀·영화음악아카데미팀·영화팀·운영팀·초청팀·홍보팀 등 8개 분야 27개 파트에 총 248명의 짐프리를 선발하고 운용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