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보다 짧은 청주공항…활주로 증설 목소리 커져

전남 무안공항 참사를 계기로 활주로 길이가 더 짧은 청주공항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청주공항은 제천시민과 단양군민 등이 일본·대만·동남아 등지를 여행하기 위해 이용하는 곳이다.

충북도와 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에서 인명 피해를 키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활주로 끝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청주공항에도 설치돼 있다. 이 시설은 항공기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일종의 안테나다. 일반적으로 흙으로 조성된 둔덕 상부에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다. 다만 청주공항의 방위각 시설은 무안공항과는 달리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고 흙 둔덕 위에 금속 안테나가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안공항은 이 시설이 콘크리트 돌출 구조로 설치돼 규정 위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동체착륙 후 이 시설과 외벽에 부딪혀 기체가 두 동강이 났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방위각 시설은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설치 규정이 있다"며 "사고 연관성에 대해서는 면밀히 파악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공항 관계자는 “청주공항은 충돌했을 때 부서지거나 구부러지기 쉬운 금속제 안테나로 만들어져 무안공항 참사와 비슷한 사고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주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무안공항보다 짧다. 청주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744m로, 인천공항(3750~4000m), 김포공항(3600m), 김해공항(3200m), 제주공항(3180m)보다 짧다. 무안공항(2800m)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활주로 길이가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동체착륙 등 항공기 비상착륙을 대비해 청주공항도 충분한 활주로 길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도는 내년 11월 확정되는 국토부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청주공항 활주로 증설사업을 반영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청주공항 특별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최상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