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천주교 유산' 근현대 문화자산으로 육성
의림동 성당, 1962년 설계해 1965년 완공
당시 보기 어려운 현대적 건축물로 ‘주목’
제천지역 최초 천주교회는 남천동 성당…“옛 모습은 사라져”
“남천동 성당→의림동 성당→서부동 성당→청전동 성당 순”
제천 의림동 천주교 성당이 충북도 등록문화유산에 등재된다.
국민의힘 엄태영(제천·단양) 의원에 따르면 도는 의림동 성당을 도 등록문화유산에 등재하기로 했다. 등록문화유산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근현대 건축물이나 기록·물품 중 국가유산으로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을 검토해 지정한다. 앞서 도는 1930년 지어진 음성 감곡성당은 도유형문화유산으로,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과 수동성당 등은 청주시 미래유산으로 각각 등재했다.
의림동 천주교회는 원주교구 소속의 성당이다. 지난 1962년 설계해 1965년 완공했다. 독일인 신부 알빈 슈미트가 지은 종교시설이다. 당시에는 보기 어려운 현대적 건축물로 주목받았다. 독일식 고딕 건축 양식을 반영한 내·외부 디자인이 특징이다. 건축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엄 의원은 전했다.
제천시민들의 대부분은 의림동 성당이 천주교회의 본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제천지역 최초의 천주교회는 남천동 성당이다. 남천동 천주교회는 지난 1939년 용소막 본당 소속 제천공소로 설립됐다. 그 이듬해인 1940년 7월14일 제천 본당으로 승격됐다. 초대 신부는 박일규 안드레아이다. 설립 당시 성당 건물은 제천시 제천읍 부리에 있던 윤상채의 가옥을 구입·사용했다. 1942년 2월에 윤예원 신부가 부임하면서 성당을 옮기기 위해 한옥을 성당으로 개조, 1947년 5월 축복식을 가졌다. 헐어 버린 옛 성당 건물은 제5대 한요한 신부 때 착공, 제6대 고요한 신부 때인 1956년 6월 완공했다. 지난 1958년 제천 본당은 천주교 청주교구가 설정되면서 이에 속했다. 1969년 교구 관할 조정으로 원주교구에 속하게 됐다.
철도교통의 요충지로 급부상한 제천지역은 남천동 성당과 별도로 새로운 본당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1964년 5월에 제천 본당의 분리·설정 계획이 세워져 초대 주임으로 내정된 구 제랄드 신부는 미국의 챨스버밍햄 몬시뇰의 도움으로 그해 7월 현재의 성당 부지 대지 8582㎡(2596평)을 매입했다. 이어 성당 522㎡(158평)과 사제관·교리실 215(65평) 등을 착공했다. 교구는 신도가 늘어나자 1964년 8월20일 제천 본당을 분할했다. 그 구역 명을 따서 남천동 본당이라 개칭했다. 신설 본당은 의림동 본당이라 했다. 이것이 바로 의림동 천주교회의 탄생 배경이다.
제천지역은 지난 1980년 1월 서부동 본당이 들어서면서 3개 성당 체제로 전환됐다. 의림동 성당 담당이었던 명서동·용두동 지역이 서부동 성당 담당으로 이관했다.
제10대 주임 신현만 시몬 신부 재임 때인 1988년 9월 의림동 본당 평신도협의회 임원회에서 제천시내 제4본당을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해 11월 시유지 2436㎡(737평)를 매입, 4번째 청전동 성당을 건축했다. 청전동 성당은 청전동·고암동·장락동 일부, 모산동 전 지역, 송학면 일부, 영월군 서면·주천면·주수면 전 지역을 이관 받았다.
의림동 성당은 다양한 사목·선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86년 이후에는 선교하는 공동체·친교의 공동체·평신도 사도직의 활성화 등을 사목 목표로 삼고 있다. 엄 의원은 “의림동 성당은 제천뿐만 아니라 충북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대표하는 중요한 건축물”이라면서 “앞으로 종교 문화 관광코스로 집중 육성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는 천주교 유산을 근현대 문화자산으로 육성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종교 문화 관광코스도 개발한다. 도는 천주교 순교·순례 유적과 건축자산 등 기초조사를 벌여 천주교 성지 9곳과 50년 이상 된 건축 유산 41곳의 현황을 파악했다. 종교의 역사와 동서양 교류 흔적이 남은 천주교 성당 등 건축자산을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등록할 방침이다. 제천 배론성지와 진천 배티·괴산 연풍성지 등 천주교 유적과 근현대 건축자산을 활용한 문화기행과 치유 순례길 관광코스도 개발한다. /최상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