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지역도 지난달 하순 50대 여성 확진…“피부 검은 딱지 감염 의심”
쯔쯔가무시 환자 절반 이상 11월에 발생
질병청, “돗자리 사용 등 예방수칙 준수”
잠복기 뒤 몸살 증상에 ‘검은 딱지’ 특징
질병관리청이 털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을 경고 하고 있는 가운데 제천지역에서 최근 이병에 걸린 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천지역에서는 최근 3년 동안 매년 이 병에 걸린 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천시보건소 등은 단풍놀이를 다녀오거나 야외에서 농작업을 한 뒤 몸이 으슬으슬하고 피부에 검은 딱지까지 앉았다면, 바로 병원을 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2주 사이 8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42주차 58명에서 44주차 459명으로 늘었다.
실제 제천지역은 지난달 하순 집안 텃밭에서 일을 하던 50대 여성이 이병에 걸렸다. 이 여성은 보름이 넘도록 고생을 했다. 감염 초반은 고열에 시달려 이 여성은 극한 공포를 경험했다. 지난해 이맘때 60대 남성은 길가 풀숲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이병에 걸렸다고 밝혔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고열이 발생, 지역의 10여 개의 병·의원을 찾았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보름여 동안 후유증에 시달려온 이 남성은 마지막 찾은 지역의 한 종합병원에서 ‘쯔쯔가무시증’을 확진 받고 치료를 받았다. 이 남성은 매개체에 물린 가슴은 딱지가 떨어진 곳은 1㎝ 가량의 깊은 골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현재도 이 상처는 남고스란히 남아있다고 증언했다. 지난 2022년에도 60대 남성이 밭을 하고 난 뒤 오랜 기간 이 증세에 시달렸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3급 법정감염병이다. 쯔쯔가무시균을 보유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후 10일 이내 발열·오한·두통·근육통·발진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물린 자리에 가피(검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치명률은 국내에서 약 0.1~0.3%로 높지 않으나, 증상의 강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44주까지 누적 환자는 183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감소했지만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가 오면서 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11월은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다수 발생한다. 지난해에도 전체 환자의 58.7%가 11월에 집중됐다. 이는 쯔쯔가무시증의 주요 매개체인 털진드기가 이때 즈음 왕성한 활동을 벌이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다. 여름철에 산란된 털진드기알은 초가을에 부화한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이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숙주에 접근하다 보니 사람이 물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시기적으로 보면 40주부터 42주차(9월말~10월초)에 증가하기 시작한다. 환자는 43주부터 47주차(11월 중순)까지 큰 폭으로 증가한다.
쯔쯔가무시증은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해 감염 초기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단순 감기몸살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쯔쯔가무시증 예방을 위해선 야외작업·활동 시 긴팔과 긴바지를 착용해 맨살 노출을 줄여야 한다. 또 풀숲에 옷을 벗어두지 않고 풀밭에 앉을 땐 돗자리를 사용해야 한다. 야외활동 후엔 귀가 즉시 옷을 털어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몸에 물린 상처나 진드기가 붙어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
질병청은 지난 9월에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 관리지침을 개정했다. 의료기관에서는 쯔쯔가무시증 환자로 의심될 경우 반드시 가피형성 여부를 확인·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시보건소 관계자는 “최근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가 증가하므로 농작업이나 야외 활동 시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긴 옷과 긴 양말·장갑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풀밭에 앉을 때 돗자리를 사용하는 등 예방 수칙을 잘 지켜 달라”고 말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