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질병관리청, 올해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도입 20주기…흡연율 3분의1 하락·아침 결식 증가
“비만 12.5% 역대 2위, 주3회↑ 패스트푸드 최고”
“우울 느껴” 28% 다시 상승…“잘 잤다” 22% 불과
올해 중·고등학생들의 식습관이 나빠졌고 정신 건강도 악화됐다. 아침밥을 거른다고 답한 학생, 패스트푸드를 주3회 이상 먹는 학생의 비율이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14년만에 최고였고 학생 4명 중 1명 이상이 무척 우울하다고 답했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올해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 주 5일 이상 아침 결식률은 42.4%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p) 높아져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41.1%) 처음 40%대를 돌파한 후 2년 연속으로 역대 최고치를 고쳐 썼다. 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지난 2005년 27.1%에서 그 비율이 1.5배 이상 높아졌다. 남학생은 40.2%, 여학생은 44.7%로 모두 1년 전보다 상승했다. 각각 0.5%p, 2.1%p 높아졌다.
최근 7일 중 3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었다고 밝힌 학생은 전체 28.9%였다. 역대 최고였던 전년 대비 2.0%p 상승해 아침 결식률과 마찬가지로 20년 새 가장 높았다. 비만율은 지난해보다 0.5%p 높아진 12.5%였다. 조사 이래 역대 최고였던 2021년(13.5%) 다음이다. 남학생 15.5%, 여학생 9.2%로 각각 0.6%p, 0.3%p 올랐다. 신체활동 실천율은 올해 남학생 25.1%, 여학생 8.9%(전체 17.3%)로 조사됐다. 남학생은 1년 전과 비교해 0.5%p 높아졌고, 여학생은 0.3%p 하락했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가벼운 운동을 하는 남학생은 4명 중 1명, 여학생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정신 건강 적신호…5명 중 2명 “스트레스 느껴”
스트레스 인지율은 전체 42.3%였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꼈다는 학생의 분율이다. 지난해보다 5.0%p 상승해 2010년(43.8%) 이후 최고였다.
우울감 경험률은 지난해보다 1.7%p 높아진 27.7%였다. 코로나19 유행 막바지였던 지난 2022년 28.7%에서 지난해 26.0%로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한 것이다.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답한 중·고등학생이 전체 4명 중 1명을 웃돈다는 이야기다.
최근 7일 동안 잠을 잔 시간이 피로 회복에 ‘매우 충분’ 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주관적 수면 충족률'은 21.9%로 조사됐다. 2019년(21.4%)에 이어 조사 이래 2번째로 낮은 수치로, 지난해보다 4.1%p 하락했다. 한편 음주율은 전체 9.7%(남학생 11.8%, 여학생 7.5%)로 지난해보다 1.4%p 낮아져 역대 최저치였다. 전체 음주율이 10%대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20년…흡연 3분의 1 감소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전국 중·고교에서 실시하는 표본조사로 우리 학생들의 전반적 건강 행태를 파악하고 있다. 올해 조사는 전국 중·고교 약 15%에 해당하는 800곳에서 지난 6월10일부터 7월12일까지 실시했다. 학교별로 학년별 1개 학급을 선정해 재학생 약 6만 명이 참여했다.
지난 20년간 흡연율(궐련 기준)은 11.8%에서 3.6%로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남학생은 14.3%에서 4.8%, 여학생은 8.9%에서 2.4%로 각각 크게 낮아졌다. 일반담배, 전자담배 중 하나라도 사용한 비율은 4.5%였다.
반면 아침 식사 결식률과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높아졌고 비만율도 상승해 식생활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도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0년간 결과를 요약하면 청소년의 흡연·음주·신체활동 지표는 개선됐으나 식생활 지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결과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내달 공개된다. /지만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