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하남캠퍼스 ‘적극 찬성’
노철래 의원 모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 ‘논란’
법사위 소속 9개월째 특별법 개정안 발목…제천서는 ‘균형론’ 입바른 소리
이근규 제천시장 이 자리 참석 끝까지 지켜 “제천시민 자존심 상했다”
오는 4월 치르는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한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반 제천시민 정서의 정치권 인사인 국회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경기 광주)이 초청되고 참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인사는 제천시민들이 의사를 합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세명대학교 하남시 이전 관련 법규를 방해하고 있는 주요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노 의원은 세명대 분교설립을 반대하는 제천시민과 충북도·제천시 등이 요구하고 있는 ‘주한미군공여구역 주변지역지원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막고 있다. 현재 이 법안은 법사위에 계류 중에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세명대는 사실상 하남시 분교설립이 불가능하게 된다. 더욱이 세명대 하남시 분교설립과 관련,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근규 제천시장도 이 자리에 참석, 노 의원이 발언한 개인적 정치론을 경청해 비난을 사고 있다.
오는 총선에 출마한 더민주당 장진호 예비후보와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최근 새누리당 O 예비후보가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 갑)과 정우택(청주 상당)·박덕흠(보은옥천영동)·이우현 의원(경기 용인 갑) 등이 참석했다. 노 의원은 O 예비후보가 속한 ㅊ 산악회 회장 자격으로 초청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의원은 내빈 자격의 축사를 통해 O 예비후보에 대한 칭찬을 하고, 이어 ‘균형감 있는 발전’을 기조로 평소 정치관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날 노 의원이 피력한 개인적 정치관은 제천시를 비롯한 국가의 균형발전과 관련, 전면 배치돼 비난을 샀다.
실제로 제천지역의 최대 현안은 세명대학교의 경기도 하남분교 설립의 반대와 백지화이다. 세명대는 하남시에 분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분교는 전체 학생 8천여명의 25%인 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시와 시민들은 세명대 분교가 설립되면 제천지역의 경기가 더욱 침체될 것을 우려, 분교 설립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분교설립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주한미군공여구역 주변지역지원특별법’이 잘못됐다는 헌법소원을 냈으나 각하된 상태이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제천단양) 등이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이 개정 법안은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상정돼 있다. 노철래 의원 등 일부 법사위 소속 수도권지역 의원들의 이익에 부딪쳐 번번이 심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도와 시는 현행 특별법이 허용하고 있는 대학 등의 설립 규정을 개정, 세명대 분교설립을 저지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으나 법사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 이근규 시장이 사실상 제천시민들의 최대 공적과 다름이 없는 노 의원의 강연을 경청하는 모습이 잡혀 보는 이 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특히 이 시장이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같은 당 소속 이근규 제천시장에게 다른 정당(새누리당) 총선 행사 참석 자제를 요구했다. 이 시장은 개소식이 진행되는 내내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개소식에는 O 예비후보 지지자들과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여럿 참석해 여당과 O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호소했다. 충북도당은 더민주 제천·단양 지역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이 시장이 경쟁 정당의 유력 총선 후보 지지 행사에 참석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보고 그에게 재발방지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의 개소식 참석과 관련, 지역정가도 반발하고 있다. 오는 총선에 출마한 더민주당 장진호 예비후보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노 의원이 O 예비후보 개소식에 참석한 사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장 예비후보는 “O 예비후보 개소식에 참석한 노철래 의원은 세명대 하남캠퍼스 이전을 막기 위한 ‘주한미군공여구역 주변지역지원특별법’ 개정 법률안의 통과를 주도적으로 막고 있는 인물”이라며 “가까스로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한 개정 법률안이 9개월 동안 법사위에 발이 묶여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게 만든 일등공신”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도권 지역에서야 칭송 받겠지만, 또 그 분이 제천에 오시는 걸 막을 수는 없겠지만, 초청할 필요가 있어나요”라고 반문했다.
시민 박모(39·강제동)씨는 “아무리 개인적 친분관계가 돈독하더라도 반 시민정서의 정치권 인사를 초청, 박수를 유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라며 “이 자리에 굳이 이 시장까지 앉아 있는 모습은 최소한 제천시민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