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제천단양지역위, “시민 염원 저버렸다” 비난
이 전 시장,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후보 자격 막아”
이경용 전 위원장, “당 비난하고 탈당 ‘심히 유감’”
이근규 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신당에 합류, 오는 4월 치르는 22대 총선에 출마한다. 이 전 시장이 탈당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 전 시장의 탈당은 검찰 독재를 심판하라는 시민의 염원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가칭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의 탈당 행보는 일찌감치 지역정가에 읽혔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고, 당원 확보 등을 위해 각종 행사를 열고 지역행사에 참여했다. 그곳에는 이 전 시장의 모습이 보였다. 이 전 시장이 이낙연 신당으로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한다는 암시적 의미로 지역정가가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이 최근 민주당 중앙당에 후보자 가격검증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정가는 혼란스러워했다. 이 전 시장이 민주당 공천과 새로운미래의 공천을 양손에 쥐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유권 해석이 우세했다. 민주당으로부터 적격심판을 받으면 중앙정치의 흐름에 따라 민주당과 새로운미래 등 양수겸장으로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의미가 크다는 점이 우세했다.
이의 판단과는 달리 ‘한번 찔러 보기식’의 해석도 나왔다. 지닌 2018년 치른 제7회 지방선거 제천시장 선거를 위해 출마했던 이 전 시장은 적격심사에 통과하지 못하고 경선과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어 2020년 치른 21대 총선에 출마했던 이 전 시장은 또 다시 적격심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방선거와 총선 등 연이어 선출직에 도전 했던 이 전 시장은 더 이상 본선 출마자 명부에서 누락되는 불명예가 지속됐다. 이번 이낙연 신당으로부터 공천장을 거머쥐면 이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이래 6년 만에 본선 진출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이는 이 전 시장이 새로운미래당의 유일한 후보자일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이 전 시장은 최근 페이스북과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새로운 미래’로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에서는 제가 비명계(비이재명계)라 그런 것인지, 지난 1월2일 보도된 KBS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군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후보 자격을 막았다”며 “그러니 저로서는 탈당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자격검증과정에서 부적격 통보를 받은 이근규 전 시장의 부적격 사유는 25년 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건 관련, 지난 2005년 8‧15특사로 복권된 데 이어, 이후 치러진 제천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자격검증과정에서 저는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고 전제한 이 전 시장은 “중앙당이 부적격 사유로 25년 전 선거법 위반 사건을 이유를 들고 있다”며 “25년 전 사건은 홍수피해로 수박 팔아주기와 당원교육과 연수모임에서 강사가 과도하게 후보자(이 전 시장) 칭찬과 홍보가 있었다는 문제로 선거법 위반 처벌을 받았던 사안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2005년 8·15특사로 복권됐다”며 “그 후 민주당 공천으로 제천시장 선거에 출마했었으며, 그 때마다 검증과정을 여러 차례 다 거쳤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이 사건은 금품수수나 정치자금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사전선거운동에 관련된 선거법 사건으로 검증대상 항목과는 무관하다”며 “결국 (이 전 시장이)비명(非明)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부적격 사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 전 시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란 양당의 기득권을 타파하고 오직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하는 ‘새로운 미래’와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며 “국민만을 섬기는 정치, 민생을 우선하고 통합과 혁신을 추구하는 올바른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이의 주장과는 달리 이 전 시장의 탈당과 관련, 민주당제천단양위원회는 반발하고 있다. 이경용 전 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 전 시장이 경선 과정을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고 탈당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단정하고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비난하면서 (탈당)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평론했다. “이 전 시장은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최초로 민주당 제천시장의 영광을 누렸다”며 “탈당 이유 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대상은 중앙 정치권이 아니고 제천·단양의 주민과 민주 당원이 먼저였다. 그래서 이번 탈당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경고했다. /최경옥·지만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