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단양 등 사과 주산지 5개 권역, 과수화상병 ‘주의→경계’ 격상
지난달 13일 동량면 시작 제천·단양지역 등지 확산
8년 동안 복구 못해, 과수 농민 사실상 ‘파산 선고’
제천지역에서의 과수화상병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제천지역의 과수화상병 발생은 첫 발생 이래 보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욱이 화상병은 이달 중순까지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여 농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더욱은 최근의 경우 기온이 섭씨 30도를 육박하고 있어 화상병 발생 우려가 높다. 화상병은 고온다습할수록 균이 전파될 위험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백운면 과수원에서 추가로 화상병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지난 30일 기준 제천지역의 화상병 발생 현황은 모두 5건으로 늘었다. 피해 면적은 3.21㏊이다. 같은 날 기준 도내지역은 모두 5개 시·군으로부터 모두 37건이 신고됐다. 충주가 24건 5.94㏊로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이어 제천과 음성 4건(6.99㏊), 단양 3건(0.84㏊), 괴산 1건(0.0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도내지역은 지난달 13일 동량면 사과 농장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날 기준 된 피해 면적은 16.99㏊로 집계됐다.
제천지역은 지난달 22일 백운면지역의 사과 과수원 2곳에서 화상병 발생이 확인됐다. 올해 제천지역에서 화상병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백운면지역은 매년 상습적으로 화상병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도내지역에서 사상 첫 화상병이 발생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매년 충주지 동량면지역과 첫 화상병 발생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3년은 충주지역에서 먼저 화상병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전의 경우 백운면지역에서 충주지역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였다. 매년 첫 화상병 발생지역인 제천 백운면과 충주 동량면은 인접하고 있다. 제천과 충주의 시계 접경지이자 면계가 접경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된 주산물도 ‘사과’이다.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사과는 제천과 충주를 대표하고 있는 농특산물이다.
지난해 과수화상병 청정지역의 명예가 실추된 단양지역에서는 3곳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단양지역은 지난해 어상천면 지역의 과수원에서 사상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단양지역의 화상병 발생은 지난해에 비해 1개월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6월16일 단양지역에 첫 화상병이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0.8㏊ 규모로 조사됐다. 이 과수원은 전체 재배 1200그루의 사과나무 가운데 0.2%인 40여 그루에서 화상병이 확인됐다. 이 과수의 사과나무는 전체 매몰됐다. 이 과수원은 폐원 조치됐다.
농촌진흥청은 과수화상병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과수 주산지 과수화상병 위기관리 단계는 관심(평시), 주의(주산권역 첫 발생), 경계(발생시군 확산·5~30㏊ 미만 또는 반경 2㎞ 외 추가 발생), 심각(발생지 확산·30㏊ 이상) 등으로 나눠진다.
농정당국은 화상병 발생 과수원에 대한 매몰 등 방제작업을 진행 중이다. 농정당국은 특히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 과원의 가지 제거와 출입제한 조치에 이어 발생 과원의 병원균 유입경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개정된 방제 지침상 감염된 과수가 10% 이상이면 과수원을 폐원한 뒤 매몰하고, 5% 이상~10% 미만이면 전체 폐원, 부분 매몰, 감염 과수 제거 중 선택 결정한다. 5% 미만의 경우에는 부분 매몰과 감염 과수 제거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발생 과원의 병원균 유입경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동일 경작 과원이나 의심 과원 등을 중심으로 예찰을 강화한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 등 과일의 잎·열매·가지·꽃 등을 감염시키는 병이다. 과수나 잎사귀에 발생한 검은색 반점에서 시작돼 나무가 전체적으로 죽어가는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 ‘과수흑사병’으로도 불린다. 치료제가 없고 확산이 빠른 탓으로 일단 발생하면 매몰 이외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농정당국은 과수원에서 수시로 화상병 발생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전국 병행충 신고 대표전화(1833-8572) 및 일선 시·군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최근 5년간 도내지역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2019년 145건(88.9㏊), 2020년 506건(281㏊), 2021년 246건(97.1㏊), 2022년 103건(39.4㏊), 지난해 106건(38.5㏊) 등 대체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잦은 비와 더위가 예고된 올해는 화상병으로 인해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경옥·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