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충주시 동량면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를 찾아 매몰 현장을 점검하고 철저한 사후관리와 예방관찰 강화를 주문했다.
농식품부, 발생경보 '관심'→'주의'로 상향
오염원 유출 방지 위한 사후관리 강조
반경 2㎞ 이내 과수원 철저 예찰 지시
과수화상병의 확산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충주시 동량면에서 첫 발병한 도내지역의 화상병은 사과나 배 등 과수에 발병하면 잎이나 가지·줄기·과일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마르는 치명적인 세균병이다. 과수화상병은 제천 백운면과 충주 신니·동량면 등지에서 번갈아 가며 매년 발병하고 있다. 이 병은 발병되고 나서 인근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된다. 제천지역 농민들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이유이다. 올해는 충주지역이 제천지역에 앞서 발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도내지역에서 발생한 화상병으로 인한 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넓고 기후 여건상 추가 확대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발표했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이 최근 가진 과일·과채 생육동향 및 대응방안 브리핑에서이다.
앞서 지난 13일 충주와 충남 천안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현재 면적으로는 예년보다는 조금 많이 나왔지만 농가 숫자로는 전년하고 비슷한 정도로 발생하고 있다”며 “화상병이 주로 발생하는 시기는 5월 상순부터 6월 상순까지이다. 이때는 농작업 단계상 적과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신고도 늘어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화상병은 고온다습할수록 균이 전파될 위험성이 커진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화상병이 발생할 요인이 더 큰 상황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기상 여건상 올해가 화상병이 더 발생할 요인은 좀 더 많긴 하다”면서도 “사전 제거를 충분히 하고,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예년 수준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농진청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발생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농식품부는 과수화상병이 정부의 방제 노력으로 2020년에 최대 규모(394.4㏊)로 발생한 이래 지난해 111.8㏊ 발생하는 등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사과·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재배면적의 10% 이상 발생 과원에 대한 폐원 조치, 동일 경작자 과원 및 발생과원 반경 2㎞ 이내 과원 긴급예찰 실시 등 신속한 예찰·방제에 노력하고 있다.
◇ 비 잦자 화상병 급속 확산, 나흘 만에 10여건
잦은 강우 등의 영향으로 제천과 단양·충주 등 도내 북부지역의 화상병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내에서는 지난 13일 충주시 동량면 사과농장에서 처음 시작돼 나흘 만인 지난 16일까지 충주 10건과 음성 1건 등 모두 11건(8개 농가)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단양군 대강면에서도 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과수화상병은 평균기온 15.6도 이상, 최고기온 18.3도 이상이 되는 5월 초부터 6월 말까지 주로 발생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주춤해진다. 최근 비가 잇따르며 병원균 증식이 좋은 환경이 이뤄지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농정당국은 보고 있다. 충주에서 시작된 과수화상병이 제천·단양 등 도내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면서 농정당국은 발생과 확산 억제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최근 비가 잇따라 오는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매몰작업이 다소 늦어졌다”며 “해당 농가에 대한 나무 뽑기 등 매몰작업을 빠르게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호 농진청장, 화상병 매몰 현장 점검
한편,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최근 충주시 동량면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를 찾아 매몰 현장을 점검하고 철저한 사후관리와 반경 2㎞ 이내 과수원을 대상으로 예방관찰(예찰)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조 청장은 먼저 “과수화상병 방제가 완료된 과수원은 토양 유실과 침출수 유출 여부 등을 철저히 점검해 오염원이 외부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병원균이 활성화하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과수화상병이 급격히 발생하거나 확산할 우려가 크다”며 “가용 인력과 기술을 최대한 투입하고, 농가의 자발적 예찰과 신고를 독려해 과수화상병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