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일관 시의회 공세 돌아서 … 공무원노조 압박 시의원 위기감 공조
시의회 2차 추경안 선심성·불요불급 예산 심의 강화방침 대대적 삭감 예고
시와 시의회의 힘겨루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근규 제천시장과 성명중 제천시의회 의장의 1년6개월여 난타전에 관망세를 유지하던 시의회 새누리당이 최근 가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창출, 시와 시의회의 날선 대립각이 우려됐었다.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가 집행부의 무분별한 예산 편성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시의회는 특히 선심성 선거공약의 이행과 차기 선거를 의식해 배정한 불요불급한 예산에 대해서도 엄격한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시의회가 불필요 예산에 대한 사정의 칼날을 빼어들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의회가 예산 심의권을 강력하게 행사할 경우 모든 시정에 적신호가 들어온다.
최근 시의회가 자신들의 고유 권한인 예산심의권을 유례없이 강력하게 행사하겠다고 벼른 데에는 최근 성 의장이 시 발주 공사업체 선정에 개입했다는 명분으로 의장직 사퇴와 의원직 사퇴를 강요하고 있는 시 공무원노조의 행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공노가 또 일부 시의원들의 이권개입 실태를 공개하겠다고 시의회를 압박하고 나서자 자위권 발동과 시민들에 대한 공신력 확보를 전면에 배치, 본연의 권리이자 업무인 예산 심의권 발동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의회 의원들은 시 공무원노조가 성 의장의 공사청탁 문제를 일부 시민단체와 공조, 공론화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인식이 악화되고 체면이 구겨졌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성 의장의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공공연히 시의회를 적대시하고 의원들을 무시하는 듯한 집행부 공무원들의 배타적 인식에 속을 앓았다.
이같은 실정에 공무원노조가 또 다른 의원들의 이권개입설을 거론하자 위기감을 느끼면서 시의원들을 결속력을 응집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의회의 예산 심의 칼날세우기는 최근 들어 집행부가 상정한 2회 추경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의원들은 집행부가 심사·요청한 예산안을 유례없이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
한 의원은 “이번 추경에 반영된 예산안 중에는 집행부의 선심성 사업이 적지 않다”며 “시의회에는 사사건건 망신을 주는 집행부가 추경예산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불요불급한 선심성 예산안을 대거 반영했다”고 지적, 대대적인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실제로 집행부가 의회에 올린 예산안 가운데 선심성으로 비취지고 있는 비목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회는 대표적인 사례로 민선6기 1년 소통행정자료집 제작 예산 2천만원을 지목했다. 시는 민선6기 1년의 치적을 담기 위한 책자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시의회는 민선6기 4년의 임기를 담는 것도 아니고, 첫해의 자료집으로 그것도 ‘소통’ 관련 내용을 담은 책자를 2천만원이나 들여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이근규 시장의 치적 홍보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예산의 과다 편성으로 말썽을 빚은 제천시 이·통장협의회의 해외 자매도시 방문 예산에 1천만원을 추가한 것도 적절성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시의회는 또 2017엑스포홍보 예산 2천만원과 산림사업 관련 용역비 등도 삭감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내년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해 각 유관단체에 지원하는 예산도 예년보다 깐깐하게 들여 본다는 것이 시의회의 입장이다.
시의회 한 의원은 “행정자치부는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예산 성립 후 정당한 사유, 즉 당초 예산편성 시 예기치 못한 돌발적 사태가 발생할 때와 이미 성립된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을 때 편성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라며 “기존 예산금액의 과부족·예산목적의 변경·비목 간 조정 등 재정수요의 변경으로 기존예산의 추가증액·삭감 또는 경정의 사유가 발생해 예산의 규모와 내용을 보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지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가 이번 상정한 추경안은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내용이 다수 포함됐고 선심성으로 비칠 사업들도 상당수 있다”라며 “법과 지침에 따라 이번 추경안을 심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