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무원 연잎 절취사건 시의회 의원 개입설 ‘일파만파’
차 만들기 위해 솔방죽 인근 연밭에서 연잎 따…1천600여만원 피해주장
원만한 합의되지 않자 연밭 주인 농작물 절도혐의 경찰 고소
‘공사청탁’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제천시의회가 이번에는 시청 고위직 공무원을 동원, 농작물 절도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시의회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시가 발주한 장애인체육관 건립사업에 대한 공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사 시 공무원노조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이 인척의 절도사건을 무마하는데 동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모(50·청풍면, 농림부·행자부지정 신지식인)씨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철도공무원으로 알려진 박모(56)씨는 자신이 경작하고 있는 연 밭에 들어가 무단으로 연잎을 따다 적발됐다.
이씨에게 현장에서 적발된 박씨는 모두 50~60개의 연잎을 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연잎차를 만들기 위해 박씨는 연잎을 절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씨는 이로 인해 2천600㎡(800여평) 1천600여만원어치의 연근이 썩어 들어가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근 재배는 특성상 연잎 1개에 반경 7m의 연근이 형성된다고 이씨는 밝히고 있다.
이씨는 박씨가 120~130m 거리의 솔방죽 인근의 연밭을 지나며 성실하고 싱싱한 연잎을 땄다. 연근은 10월부터 5월까지 수확한다. 이 시기에 연잎을 따면 잎이 떼어진 줄기 등으로 수분이 들어가 연근이 썩는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간단해 보이는 연잎 절취는 1년 농가를 망친다고 이씨가 밝히고 있다. 이씨는 박씨에게 피해액 일부의 보상을 요구했고, 박씨는 이의 요구에 응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연밭의 토지 임대주인 시가 개입하면서 사태는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이씨가 밝히고 있다. 시는 4만여㎡의 연밭 대부분을 이씨에게 임대한 상태이다. 시 고위직 공무원은 연잎을 딴 철도공무원의 인척으로 알려진 시의회의 한 의원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이씨에게 사건 무마를 행사했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시 공무원이 “연잎 몇 장 딴 것 가지고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느냐”라며 “(이씨가)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간접적으로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동안 단 한 번도 연밭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던 공무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수확한 연근의 무게를 다는 등의 행동을 보이며 무언의 압력을 행사키도 했다고 이씨는 증언하고 있다.
시 공무원이 연근의 무게를 직접적으로 달아본 것은 이씨가 박씨에게 말했던 피해액의 추정치를 검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씨가 판단하고 있다.
이씨는 시의원의 공무원 동원을 통한 사건무마 행위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신속한 피해보상을 요구했으나 약속을 파기하고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부연하고 있다. 또 사건 발생 4일이 지나서야 J의원과 연잎을 딴 철도공무원 등이 찾아와 압력적 행위를 보이며 합의를 요구, 거절했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씨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지난 1일 농작물 절도 혐의로 박모씨를 제천경찰서에 고소한 상태이다. 이씨는 “농작물의 피해 여부는 차치하고 시의회 의원이 직분을 내세우고, 고위직 공무원이 절도사건에 대해 따따부따하는 것은 월권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들의 월권행위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한 시의회의 한 의원은 “이씨와의 무난한 합의를 위해 수차에 걸쳐 노력했다”라며 “이씨가 요구한대로 사과를 위한 자리도 마련했으나 이씨가 참여치 않아 무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제3자를 통한 무난한 해결을 위해 친분이 있는 공무원에게 부탁을 한 것이지 공권력을 동원한 것은 절대적으로 아니다”라며 “완만한 합의를 위해 박씨와 박씨의 부인 등 가족들이 함께 노력했으나 이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의 한 공무원은 “이씨가 연밭을 찾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도 사실과 다른다”라며 “연잎 절취사건 이후 연밭을 찾은 것은 그동안 관장했던 업무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