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과 9월 고온·가뭄 뿌리 활착에 어려움 생산량 급감
농식품부 송 장관 단양지역 일선 농가 찾아 작황 상태 점검
한때 1포기당 1만5000원대 형성…배추가 아니라 금(金)추
송 장관, 김장 대책 “배추 1포기당 5000원 보다 낮아야”
역대급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금값의 배추가격이 단양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단양 배추’의 작황 부진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배추가격은 추석 명절을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추석을 앞두고 재래시장에서는 알배추 1포기가 1만5000원에 거래될 정도로 품귀를 보였다. 배춧값의 폭등에 놀란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안정에 진력, 16일 현재 8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으로 장바구니 물가를 옥죄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단양과 제천 등의 지역은 이달 중순부터 여름배추가 수확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추는 김장철을 앞두고 강원 산지의 고랭지 배추가 본격 생산되기 이전까지 시장 물가를 주도한다. 단양지역의 올 배추 농가는 지난 여름부터 지속된 폭염 등 고온 현상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단양지역의 배추 작황 부진은 8월과 9월의 고온과 가뭄으로 뿌리 활착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단양과 제천지역 등지의 배추 출하의 부진은 배춧값 폭등으로 이어졌고, 배추가 금(金추)가 됐다. 1포기당 1만 원이 넘어서도 구경조차 어려웠던 가을배추는 정부가 중국산을 긴급 수입하고 시장에 풀면서 다소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배추의 고공행진은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이달 말께야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하순부터는 경북 문경·영양, 충북 괴산 등 출하 지역이 대폭 늘어난다. 11월 들어서는 배추의 최대 주산지인 전남 해남에서 물량이 출하되면 가격 안정화에 더욱 힘을 실릴 것으로 농식품부가 예상하고 있다.
배춧값이 극성을 부릴 당시인 지난달 29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단양지역을 찾아 작황 상태를 점검했다. 단양군 일원의 배추밭을 직접 방문해 출하 동향을 점검한 송 장관은 “그동안 배추 소비자 가격이 높아 걱정이 많았으나 10월 들어 전반적으로 내림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기상 여건이 잘 받쳐준다면 10월 말부터는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가격 하락을 체감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월 순별 공급량이 균일화 될 수 있도록 (단양지역의)생산자들께서는 출하 시기를 조금씩 앞당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키도 했다.
지난 14일 현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여름 고랭지 배추 상(上)품 소매가격은 포기당 8680원으로 지난 11일(8796원)보다 1.3%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추석 대목이 끝난 9월 4주 차에 9620원대 형성했던 배춧값은 10월 첫째 주 들어 8800원까지 하락했다. 둘째 주는 887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래도 여전히 7000원 대 후반에 비해 높은 수준 유지 중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배추가격이 ‘상승 심각’ 단계를 유지하는 만큼 기획재정부와 지원 추가 연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주일 지원하는데 10억 원 수준의 예산이 필요한 만큼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8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는 배추의 경우 당분간 정부 지원 종료로 인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공급 대비 수요가 높을 경우 일부 판매처에서는 1만 원 이상의 배추가 또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가을배추의 조기 출하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정부는 농가에 출하장려금을 지원하며 가을배추 조기 출하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산 수입 배추도 가격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이달 한 달 동안 매주 200톤씩 1100톤의 물량을 수입하고, 민간은 3000톤의 배추를 수입하며 공급 확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렇게 수입된 배추가 김치업체와 외식업체로 향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배추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장철 배추 평년 가격은 11월 상순 4021원, 중순 3552원, 하순 3498원 등이었다. 송 장관은 김장철 배추 가격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배추 3포기를 1망에 넣어서 판매하는데, 평년 수준으로 볼 때 1만5000원(1포기 당 5000원)보다는 낮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정부의 김장철 대책이 발표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