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유네스코 이사회서 최종 지정 여부 결정
단양지역 민·관 한마음 세계지질공원 지정 ‘총력전’
모두 781.06㎢ 규모 단양 전 지역 포함…2025년 5월 최종 승인
석회암 지대 카르스트지형 180여개 천연동굴 등 산재 가치 높아
단양군의 세계지질공원 지정 도전 여정이 9부 능선을 넘어섰다.
군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까오방에서 열린 회의에서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를 심사한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지질공원 이사회는 단양 후보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세계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발달한 단양지역의 산재된 동굴과 기후변화 양상 연구·대멸종 증거 등의 지질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수려한 풍광·천문 선사유적 등 역사·문화 유산을 잘 보존한 것으로 호평됐다.
지난 8일 베트남 까오방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는 단양 세계지질공원 신청에 대해 ‘지정 의결’ 심의를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다. 최종 지정과 등재 여부는 내년 5월 유네스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1000만 관광 도시’ 브랜드가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
군은 이어 지난 11일부터 열리는 APGN(아시아·태평양 지질공원) 총회에서도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등 막판 홍보를 했다.
유네스코는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와 경관 보호 등을 위해 지질학적 중요성과 고고학적·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곳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세계지질공원 신청 지역은 단양군 전체(781.06㎢)다. 지난해 유네스코에 제출한 신청서에는 도담삼봉, 고수동굴, 다리안 계곡, 만천하경관 등 지질명소 25곳과 함께 에덴동굴, 소백산 일부 지역, 매포 고생태 경계면의 신규 명소 3개소도 포함했다.
앞선 지난 7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단양지역을 찾아 현장 평가를 했다. 지난 6월30일 내한한 실사단은 닷새 동안 단양지역에 머물면서 지질명소를 둘러봤다. 이들이 내놓은 실사 결과는 이번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 상정되고 만장일치 통과됐다.
이번 이사회의 관문로 단양 세계지질공원 등재는 내년 5월 열리는 유네스코 이사회에서 세계 최종 결정된다. 이번 이사회 통과로 사실상 9분 능선을 넘어 군은 유네스코 이사회의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단양군 민·관이 세계지질공원 지정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실사를 앞두고 단양지역 민·관은 단양 지질의 경쟁력 홍보와 지역사회의 염원을 결집하기 위한 다양한 유치전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5월 지역의 기관·단체장 등 40여 명은 세계지질공원 후보지 중 하나인 다리안 계곡을 찾아 현장 학습을 하고 지질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주요 인사들은 지질 전문가를 통해 단양의 지질학적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눈으로 확인했다. 이들은 ‘마카 가지끈 함께 할래요’의 단양지역 사투리로 새긴 펼침막을 들고 군민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모으자는 의미다. ‘마카’는 ‘모두’이고, ‘가지끈’은 ‘최선을 다해’라는 단양지역의 사투리이다. 단양지역 군민 모두가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다짐서린 표현이다.
군은 지난해 11월30일 단양지역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제출했다. 그동안 유럽과 아시아·오세아니아·북아메리카 등 48개국 195곳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도와 단양군 등은 지질공원 도면·지질과 지형보고서 등의 지정신청 구비서류를 갖춰 유네스코에 냈다. 이에 앞선 지난해 6월 환경부는 제28차 지질공원위원회를 열고 단양 국가지질공원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의 결과는 관보에 고시됐다. 환경부의 후보지 승인을 획득한 군은 후속 조치로 도와 함께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의향서와 신청서를 냈다.
단양지역은 정부로부터 지난 2020년 7월 국내 13번째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국가지질공원 인증 1년이 지나야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추진할 수 있다. 군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받은 12곳에 13곳을 추가한 25곳을 후보지를 선정한 데 이어 3곳을 추가하면서 대상지가 단양군 전 지역으로 넓혀졌다. 모두 781.06㎢ 규모의 단양지질공원은 한반도 지각의 역사 규명에 가치가 있고, 중국·호주 등과의 국제적 층서 대비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층서는 하위지층에서부터 상위지층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누적되어 배열된 상태를 규정하는 학술적 용어이다. 단양지역은 한반도 지체구조 연구의 최적지로 13억 년의 시간을 담은 지층과 카르스트 지형 등 국제 수준의 지질 유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군은 첫 번째로 도전한 2017년 천연동굴과 석회암 지대로 유명한 단양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였으나 결과는 실패로 나타났다. 이해 단양군과 함께 신청에 나섰던 경북 청송군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채택됐다. 군은 청송군이 세계지질공원 등재되면서 단양지역의 세계지질공원 지정 가능성에 무게들 두고 등재 도전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세계지질공원은 미적 가치와 과학적 중요성 및 고고학적·문화적·생태학·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을 지정한다. 세계유산(World Heritage)·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과 함께 유네스코 3대 보호 제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세계유산이나 생물권보전지역과 달리 행위 제한이 적고 보호는 물론 관광 자원으로서의 활용을 통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곳만 가능하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 세계지질공원망(Global Network of National Geoparks) 회원으로 등록된다. 4년마다 심사받는다. 심사 결과 지적된 사항이 2년 내에 시정되지 않으면 자격이 박탈된다. 국내 세계지질공원은 제주도(2010년)를 시작으로 청송(2018년)·무등산권(2018년)·한탄강(2020년)·전북 서해안(2023년) 등의 순으로 지정받았다. 국가지질공원은 단양군과 함께 경북 울릉도·독도, 부산시, 강원도 태백·정선·영월·평창 등 8곳이다.
김문근 군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은 단양 브랜드가 세계로 뻗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지질·천문·문화·고고·생태·경관·레저 등을 결합한 교육프로그램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경옥·지만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