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지역사회 단양천댐 건설 반대 힘실어 “건설계획 당장 백지화”
거리로 뛰쳐나선 단양지역사회, “군민 무시…밀실 추진” 댐 건설 반투위 활동
김문근 군수·단양군의회 결사반대 ‘한목소리’…균발충북, “비수도권 희생 강요”
제천시의회 등 도내지역 11개 시·군의회가 단양천댐 건설 저지를 위한 연대 전선을 구축했다.
시·군의회 의장협의회는 최근 제천시의회에서 제108차 정례회를 열고 단양천댐 건설 저지를 한 대응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협의회가 채택한 ‘단양천댐 건설계획 철회 건의문’은 “단양천댐 건설 예정지는 국가지질공원 대표 지역으로, 우리가 잘 지켜 후손에게 전해 줘야 할 자연·문화·역사가 살아 숨 쉬는 보고”라면서 “수려한 자연환경의 가치와 역사 문화적 가치를 하루아침에 백지장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의 댐 건설계획은 지역주민의 정서나 단양천이 가진 자연적 공간적 가치, 충북 북부지역에 미치는 사회적 경제적 영향 등에 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라고 정의하고 “수도권만 중시하는 구시대적 정책 추진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환경부가 건설하려고 하는 단양천댐은)충주댐에 이은 (남한강 상류의)두 번째 댐으로 또 한 번 수몰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단양과 제천 등 도내 북부지역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한 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양천댐 건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시·군의회 의장협의회 매월 첫째 주 수요일마다 도내 11개 시·군을 순회하면서 정례회를 열고 있다. 이 자리에서 각 지역이 안고 있는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단양지역사회는 단양천댐 건설계획 백지화를 위해 강경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단양지역 민·관이 합심해 결성한 ‘단양천댐 건설 반대투쟁위원회(반투위)’는 최근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대규모 범 군민궐기대회를 열고 강력 투쟁 의지를 알렸다. 반투위가 주최·주관한 궐기대회에는 지역의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머리엔 ‘철회하라’ 문구를 새긴 띠를 두르고 ‘환경부는 각성하라’ ‘단양천댐 결사반대’라고 쓴 손 현수막과 대형 현수막을 들고 단양시내와 수변로를 가로지르는 거리 행진을 펼쳤다. 반투위에는 단양지역의 77개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대부분 기관·단체를 망라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6일부터 거리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단양군은 두 개의 국립공원과 충주댐으로 인해 온갖 규제는 다 받고, 개발은 제한되는 지역이라서 근근이 관광인프라로 지역소멸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그런데도 정부는 지역주민과 한 마디 협의·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양천댐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우리의 생존권과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단양군민의 생존권과 환경보존을 위해 단양천댐 건설을 강력히 반대한다”라며 “(환경부는)댐 건설계획을 전면 철회 하라”고 촉구했다. “우리의 목표는 단양천댐 건설을 전면 백지화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세상에 울리고 관철할 것”이라고 경고 했다.
단양군도 환경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김문근 군수는 “선암계곡에 댐을 건설하겠다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후보지 발표는 단양군민이 겪어온 아픔을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라며 “군민이 모두 힘을 합쳐 반드시 댐 건설을 저지하는 한 목소리를 내자”고 당부했다.
정부의 단양천댐 건설 반대를 위한 단양지역사회의 결집은 동력을 확보하며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김 군수와 단양군의회 등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군민들은 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단양지역사회는 연일 단양천댐 건설의 백지화를 촉구하고 집회를 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7월30일 단양천에 높이 47m, 저수 구역 3.8㎞·담수용량 2600만㎥ 규모의 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용수공급 전용댐이다. 단양천은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수리봉에서 단성면 가산리·대잠리를 거쳐 충주호로 흐르는 21.5㎞ 길이 지방 2급 하천이다. 단양천을 따라 형성된 선암계곡은 단양팔경 중 3경으로 꼽힌다.
단양지역사회는 “충주댐 건설 이후 지역세가 쇠락하면서 7만 명에 가까웠던 단양의 인구는 2만7000여 명으로 급감했다”라며 “상처가 아직 깊게 남은 단양지역에 또 댐을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는 군민의 아픔을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처사”라고 규탄하고 있다. 이어 “우리는 지난 40년 동안 (충주댐 건설로 인한 피해를)똑똑히 보았고,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단양쯤이야’라는 착각에서 단양천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댐 건설로 피 멍든 삶, 두 번 속지 세 번은 안 당한다”며 “댐 건설 계획을 백지화할 때까지 혼연일체가 돼 끝까지 목숨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선 지난달 22일 군민들은 환경부의 단양천댐 건설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조직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반투위 발대식에는 지역 민·관 대표자 150여 명이 참석해 ‘단양천댐 결사반대’를 천명했다. 이종범 신단양지역개발회 회장, 김 군수·이상훈 단양군의회 의장 등이 공동 의장을 맡았다. /최경옥·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