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교(왼쪽)와 청풍대교>
충북도, 안전진단·기본계획 연구용역 내달 발주
레이크파크 거점 구 청풍대교 개발·철거 논란 ‘2라운드’
김영환 지사·김창규 시장 봉합…도·도의회로 비화 ‘난산’
김호경 도의원 “구 청풍대교 개발 계획 원점 재검토해야”
철거 위기에 봉착했던 제천시 청풍면 청풍교(옛 청풍대교) 업사이클링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충북도와 제천시 등에 따르면 충북도의회 상임위원회는 도가 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해 제출한 청풍교 개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비 5000만 원과 정밀안전진단 용역비 9000만 원을 원안대로 승인해 예산결산위원회로 넘겼다. 건설소방위원회 등 2개 상임위원회가 예산 편성을 허락하면서 이 사업은 무난히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상임위가 숲속의 집 조성 등 김영환 지사의 역점사업비를 줄줄이 삭감하면서도 청풍교 관련 예산안은 건드리지 않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건소위에는 이 사업에 반대한 김호경(제천2) 의원이 있다. 그는 지난 7월 도의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차량은 고사하고 사람 통행도 위험한 상태”라며 청풍교 즉시 철거를 주장했었으나 소속 상임위의 예산안 승인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도는 사업비를 확보하는 대로 10월 중 청풍교 업사이클링 밑그림을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연구용역 결과는 내년 3월께 나온다. 청풍교 기초조사와 분석, 시설 조성과 운영 타당성 분석, 관광자원 개발 기본계획, 사업 추진 전략 등을 만들게 된다. 함께 진행할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는 사업추진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변수다. 청풍교가 구조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보수 보강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이 사업은 백지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김영환 지사는 업사이클링 이후 활용방안으로 팝업숍과 노천카페·푸드트럭 등을 갖춘 관광 랜드마크로 육성하자는 구상이다.
청풍대교 업사이클링은 그동안 숱한 논란을 빚었다. 애초 김영환 지사가 구 청풍대교에 대해 존치를 결정하자 김창규 제천시장은 안정성과 존치시 따르는 관리비용 등 가성비의 부담을 들어 철거를 주장하면서 갈등 양상을 빚었다. 이의 갈등은 김 지사가 제천을 찾아 김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조건부 ‘존치’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충북도의회 국민의힘 김호경(제천2) 의원이 “청풍교 개발 계획의 원점 재검토”를 강력 주장하고 나서면서 도와 충북도의회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그는 “청풍대교 옆에 방치된 구 청풍교는 지난 2007년 이미 철거가 결정됐으나 87억 원에 달하는 철거비를 마련하지 못해 그동안 방치돼 있었다”며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대전국토관리청은 청풍교 철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김 지사가 청풍교를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철거를 보류하고 청풍교 개발 발전에 대한 공모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도민을 ‘멘붕’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지사의 문화공간 조성 구상에도 지역 여론은 부정적이었다”고 부연하고 철거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철거의 당위성으로 “2018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청풍교는 C등급으로 차량은 고사하고 사람이 통행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상태로 제반 시설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수백억 원의 재원과 철거비를 모두 도비로 투입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질지도 의문”이라며 “청풍교는 사용 폐지된 후 제천의 애물단지, 흉물로 전락했다. 도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 청풍교 개발 계획이 적절한지 원점에서 재검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청풍대교는 충주댐을 준공했던 40년 전 청풍호를 가로질러 폭 10m, 길이 315m 규모로 건설했다. 교량 내구연한 50년 중 10년도 채 남지 않은 상태다. 1985년 건설된 구 청풍대교는 상판이 내려앉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난 2012년 4월 용도 폐기됐다. 대신 신 청풍대교가 건설됐다.
구 청풍대교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철거 위기를 겪었다. 도는 지난 2010년 6월 청풍교 철거를 위해 국토부에 당시 건립 중이던 신 청풍대교 총사업비 변경을 건의했다. 도는 2013년 6일 국토부가 “철거는 유지관리 성격이므로 예산 반영이 어렵다”고 선을 긋자, 2015년에 청풍교를 시설물안전법상 제3종 시설물로 지정하고 안전 점검을 했다. 당시 도는 구 청풍대교 방치에 논란이 제기되자 전문업체에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내구성 저하 등 문제는 상존하고 있지만 안전에는 큰 지장이 없는 ‘C(보통)’ 등으로 진단됐다. 당시 교량 보수·보강을 1안, 100억 원을 들여 철거하는 2안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들 안은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했다. /최경옥·지만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