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학원, 지방 의대 26곳 지역인재 수시모집 분석
지원자 1만1054명 더 늘어난 1만9423명…12.5대 1
합격선 하락 기대감 탓인가…충청권 6곳 4.4배 뛰어
정원을 대폭 늘린 2025학년도 지방 의과대학 수시모집 지역인재 선발 전형에 지난해보다 2배 넘게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다. 충청 지역에서는 지원자가 4배 이상 불어나 가장 치열했다.
종로학원이 비수도권 의대 26곳의 2025학년도 수시모집 지역인재 전형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1만1054명 더 많은 총 1만9423명이 원서를 내면서 전체 경쟁률은 12.5대 1을 보였다. 이에 따라 경쟁률도 지난해(10.5대 1)보다 높아졌다. 모집인원이 지난해 800명에서 올해 1549명으로 1.9배 늘었는데, 응시자가 그보다 많은 2.3배 이상 불어난 결과다.
이런 쏠림은 ‘합격 기대심리’를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역의료를 강화하겠다며 의대 정원을 지방대 위주로 늘렸다. 지역인재 전형은 비중을 특히 크게 늘려 합격선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역인재 전형은 의대 소재지 고등학교를 3년 내내 다닌 수험생만 도전할 수 있다. 전국 모두가 지원할 수 있는 일반전형과 견줘 기대되는 학생 수 자체가 적다.
선발 권역별로는 충북대학교 등 충청권 의대 6개교(374명 모집)가 14.3대 1로 가장 높았다. 이들 의대는 총 5330명의 원서를 받았다. 지난해(1213명)보다 4배 이상 더 많다. 종로학원은 “충청권은 합격 점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변할 수 있다”라며 “다른 의대에도 함께 합격하면서 이탈하는 수험생도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권 5개교는 13.8대 1로 뒤이었다. 다음은 부산·울산·경남 6개교 12.9대 1, 호남권 4개교 10.6대 1, 강원권 4개교 10.3대 1, 제주(제주대) 3.6대 1 등이었다. 모든 권역에서 수험생을 지난해보다 더 많이 받았다. 부산·울산·경남·제주 등을 제외한 4곳은 경쟁률도 상승했다.
대학별로 살펴봐도 의대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지방대는 26곳 중 한 곳도 없었다. 충북대는 모집인원(8명→35명)이 4.4배 늘었는데, 지원자가 7배(104명→732명)로 늘어났다. 경쟁률(20.9대 1)은 26개 지방대 지역인재 단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은 계명대(18.3대 1), 부산·울산·경남은 부산대(17.7대 1), 호남은 원광대(13.0대 1), 강원은 한림대(11.4대 1)가 각각 지역인재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지역인재가 아닌 같은 대학 다른 전형과 비교해 봐도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지역인재를 뽑지 않는 단국대까지 고려해 지방대 의대 27개교가 전국에서 수험생을 받은 전형에서는 지원자가 1147명(7.6%) 줄었다. 경쟁률은 29.6대 1에서 19.8대 1로 하락했다. 물론 숫자가 높아서 지역인재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방의대가 수시모집에서 선발한 인원의 68.7%가 지역인재라 애초 바늘구멍일 수밖에 없다.
의대 합격을 더 기대하게 된 비수도권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일반고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너도나도 지역인재 전형에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자사고·일반고 학생들 상당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확보 등에 자신감을 가진 채 내신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의대 지역인재 지원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역인재 최종 합격 결과가 나올 때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문제로 지역 내 고등학교끼리 합격자 수 차이가 상당히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방대 의대 정시에서는 수도권 의대 수시 전형에서 탈락한 학생도 상당수 지원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 구도가 더 치열해 질 것”이라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의대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5252명(15.6%) 더 늘어나 탈락 예상자도 많아졌다”고 했다. /지만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