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진선미 의원, 일반상환 학자금대출 자료 분석
지난해 제때 못 갚은 금액 2.8%…1000억 원 넘어
올 7월 ‘취업 후 상환’ 대출 대상, 이자 면제 확대
재학하면서도 빚 갚아야 하는 일반 상환 ‘부담 커’
정부의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한 사람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연체 금액만 1000억 원이 넘었다. 연체율도 4년 새 최고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장학재단은 지난해 대출한 3조8891억 원 중 1091억 원(2.81%)을 제때 받지 못했다. 연체율(2.81%)은 지난 2020년 2.69%에서 2021년 2.32%로 줄었지만, 2022년 2.51%로 상승한 후 다시 높아진 것이다.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는 4조536억 원을 대출했으나 1066억 원이 연체돼 벌써 1000억 원을 넘었다.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은 올해 2학기 기준 금리 1.7%로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빌려주는 제도다. 성적 요건만 충족하면 소득 수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대학을 마치고 기준 이상 소득을 올릴 때부터 원금과 이자를 갚아 나가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과는 달리 청년의 학자금 빚 상환 부담이 더 크다.
지난해 일반 상환 및 ICL 학자금대출 총액은 1조8868억 원으로 2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중 일반 상환 대출액이 1조950억 원으로 ICL(7918억 원)보다 더 많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도 1조1513억 원 중 ICL은 4629억 원으로 매년 4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매년 학자금 부담을 낮추고 있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합의로 ICL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ICL 대출이자 면제 기간과 대상 범위를 늘린 바 있다.
개정안은 지난 7월 시행됐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대출이자를 기준소득 발생 전까지, 소득 수준이 바로 위인 학자금 지원 1구간부터 5구간까지는 대출 시점부터 졸업 후 2년 전까지 면제한다. 소득과 재산 환산액이 기준 중위소득(4인 가구 기준 월 572만9913원) 이하인 사람은 혜택을 받게 됐다.
정부는 학자금대출 금리를 2021년 1학기 이후 4년 연속 동결하고 있다. 올해 2학기부터는 ICL 신청 가능 대상을 기존 학자금 지원 8구간에서 9구간(중위소득 300%, 월 1718만9739원 이하)까지 확대한 바 있다. 여기에 대학 등록금도 10여년 이상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청년들의 학자금 부담은 여전한 셈이다.
앞서 국회 교육위 소속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일반 상환 학자금대출 연체자는 지난해 2만1458명이었다. 전년(1만7774명)보다 17.2% 늘었다. 2021년부터 연거푸 증가했다.
올해 1월 초부터 7월 말까지 16만4157명이 일반상환 학자금대출을 받았다. 연체자는 2만615명으로 벌써 2만 명을 웃돌았다. ICL은 15만9701명이 이용 중이다.
일각에서는 소득 수준 상관 없이 쓸 수 있는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의 부담을 더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자금 빚을 안고 취업난이 겹치면 자칫 신용불량에 빠지는 청년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대출 공급 인원과 잔액이 늘면서 연체자 및 연체율도 자연적으로 증가한 측면이 있다”라면서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연체율이 낮아졌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의 저금리 전환, 특별 상환유예, 지방자치단체 이자 지원 등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한 여러 제도를 운영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최상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