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3·전남 3·경남 2·강원2·경기 1·충남 1·충북 1·울산 1…단양군 강력 반발
환경부, ‘기후대응댐’ 조성…8곳 지자체·6곳 국가가 추진
年 220만 명 사용 물 공급…80~220㎜ 강우 담을수 있어
환경부가 신규 댐 후보지 14곳을 공개했다. 이들 댐은 연간 22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을 공급하고 한 번에 80~220㎜ 강우를 담을 수 있는 홍수조절 능력도 갖출 전망이다.
환경부는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을 공개했다. 최종 후보지로 추려진 곳은 충북 단양과 경북 3곳(청도·김천·예천), 전남 3곳(화순·순천·강진), 경남 2곳(거제·의령), 강원 2곳(양구·삼척), 경기 1곳(연천), 충남 1곳(청양), 울산 1곳(울주) 등이다.
앞서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가뭄 등의 피해를 막고 미래에 증가하는 공업용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댐 신설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댐 건설 희망 신청접수를 했다. 지난 6월 말까지 울산 울주군 등 전국 17개 지자체는 모두 21곳의 댐 신설을 희망·건의했다. 정부는 이들 가운데 울산 울주군, 경남 거제·의령, 경북 김천·예천, 전남 순천·강진, 강원 삼척 등 8개 지자체만 후보지로 선정했다.
단양 등 나머지 6곳은 지자체 건의 없이 국가가 직접 선정하고 추진하는 곳이다. 경북 청도, 전남 화순, 강원 양구, 충남 청양 등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유역별 홍수 위험성과 물 부족량 등에 대해 진행해온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국가 주도 추진 댐 6곳을 추렸다.
앞으로 건설되는 신규 댐의 명칭은 ‘기후대응댐’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목적별로는 다목적댐 3곳, 홍수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이다. 단양천댐은 용수 전용으로 지어진다. 권역별로는 단양 등 한강권역 4곳, 낙동강권역 6곳, 금강권역 1곳, 영산강·섬진강권역 3곳 등이다. 정부 주도로 댐이 지어지는 것은 지난 2010년 경북 영천 보현산 다목적댐이 착공된 이래 14년 만이다. 현재 원주천댐과 봉화댐 등의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정부가 아닌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들 댐 14곳의 경우 한 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홍수 피해가 크게 발생한 경북 예천군에 용두천댐이 건설된다면 200년 빈도의 역대급 강우가 오더라도 댐 하류를 홍수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환경부는 보고 있다. 이들 댐을 통해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연간 2억5000톤 규모이다. 평균 220만 명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댐별로 보면 14개 후보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댐은 강원도 양구군 수입천 다목적댐이다. 총저수용량이 약 1억톤으로 하루 약 70만 명에게 먹는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총저수용량이 5900만톤(하루 약 38만 명에게 먹는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인 충남 청양 지천 다목적댐이다. 이어 경기 연천 아미천 다목적댐(총저수용량 4500만톤), 전남 화순 동복천 용수전용댐(총저수용량 3100만톤), 충북 단양 단양천 용수전용댐(총저수용량 2600만톤) 등의 규모를 보이게 된다.
환경부는 댐 건설로 인한 상수원 보호구역 등 규제가 추가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최소화,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한다고도 했다. 강원 양구군 수입천 다목적댐의 경우 민간인 출입 통제선과 비무장지대(DMZ) 사이에 위치해 수몰되는 일반 민간 가옥이 한 세대도 없고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경북 청도군 운문천 용수전용댐도 수몰이 발생하지 않고 댐 후보지가 기존 상수원보호구역 내에 위치해 규제도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는 달리 단양군 등은 단양천댐이 들어서면 수몰로 인한 문화재 유실과 일부 주민의 이주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댐별 사업비는 공개되진 않았다. 환경부는 댐별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댐 규모, 용도 등과 함께 구체적인 사업비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댐별로 적게는 수백억 원, 많게는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14개 댐 추진에 드는 사업비가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목적댐의 경우 한국수자원공사가, 홍수조절댐은 지자체가 10% 가량 사업비를 부담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댐 건설에 따른 국고 부담이 늘어나 재원 마련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역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지역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관계 기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댐 후보지를 반영하고, 댐별로 기본구상·타당성 조사·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환경부는 지역주민 친화적인 댐 건설을 위해 도로와 상·하수도, 수변공원·캠핑장 등 댐 주변 지역 지원 예산을 대폭 상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기존 댐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지역주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