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조·신조에서 유해조수로 전락…단양군, 1마리 잡으면 ‘5000원’
까마귀, 수확기 앞둔 각종 농작물 마구 먹어 농민들 ‘골머리’
텃새 변신 가마우지, 단양강 쏘가리 등 어족자원 황폐화 원인
단양군의회 강미숙 의원 “단양강 가마우지 피해 급증”
“수년 전 몇 마리가 수백 마리 급증 생태계교란 심각”
단양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까마귀와 가마우지가 유해조수로 군과 농민들의 최대 골칫거리가 됐다. 까마귀는 최근 수확을 앞두고 각종 농작물을 마구 해치고 있어 농민들이 울상이다. 가마우지는 단양강에 서식하고 있는 쏘가리 등 민물고기를 마구 잡아먹고 있다. 쏘가리는 단양지역을 상징한다. 군은 쏘가리 번식을 위해 매년 막대한 자금을 들이고 있다. 군은 이들에 대해 ‘현상금’을 내거는 등 퇴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군은 까마귀 등 조류로 인한 농작물과 어류 등의 피해 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쏘가리와 가마우지 등을 포획한 유해조수 피해방지단원에게 1마리당 5000원을 보상한다. 보상금은 공기총 소지 허가와 유해조수 포획 허가를 받은 피해방지단원에 한정한다. 분별한 포획과 총기 사용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민원 발생했을 때만 포획할 수 있다. 포획 지역도 민원 발생지로 제한한다.
군에 따르면 가곡면과 영춘면 지역을 중심으로 수확기 과일 등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단양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소백산사과는 맛과 육질·당도 등이 뛰어나 전국에 유명하다. 추석 선물로도 많이 이용된다. 최근 이들 지역의 사과 등의 과수원에 까마귀 등이 집단으로 출몰, 1년 농사를 망치고 있다. 한때 신령스러운 새로 여기며 귀한 대접을 받았던 까마귀가 작금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야생동물 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까마귀를 유해 야생동물(조류)로 지정했다.
군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단양지역에 서식하는 까마귀의 개체수가 급증했다. 까마귀는 앵무새와 함께 새 중에서 최상위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류학자들은 까마귀 개체수가 늘어난 것은 먹이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위해성을 알려서도 지속적으로 방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까마귀가 농작물을 해치는 위해조수로 분류되지만 가마우지는 단양강의 물고기를 마구잡이고 잡아 먹고 있다. 더욱이 철새였던 가마우지는 단양강의 풍부한 먹이로 텃새로 고착화됐다. 청풍호와 단양호 등으로 수원과 풍부한 물고기 등 먹이로 인해 단양지역은 가마우지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가마우지는 ‘물속의 포식자’로 불릴 정도로 먹성이 좋다.
지난 2010년 중반 가끔 볼 수 있었던 영춘면과 가곡면 지역에서 집단으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등에 서식하고 있는 가마우지는 월동을 위해 날아왔다가 단양강 일원에 정착, 텃새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양강을 끼고 있는 단양지역은 군이 어종 관리로 인해 어족자원이 풍부해지면서 이들 민물가마우지 떼들이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단양지역을 거점으로 인근 제천과 영월 등지를 오가며 마구잡이로 물고기들을 먹어 치우고 있다. 이들로 인해 어족자원이 감소와 배설물로 인한 산림 훼손 등 생태계 파괴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단양군의회는 지난해 가마우지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자 지난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할 것을 건의키도 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가마우지를 위해조수로 지정, 포획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줬다. 건의문을 대표 발의한 군의회 강미숙 의원은 “겨울 철새였던 가마우지가 텃새로 변신하며 그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1985년 충주댐 건설로 호수가 된 단양강은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고 개체수 조절을 강조했다. 건의문을 대표 발의한 강미숙 군의원은 “민물가마우지가 생태계를 위협하고 어업인 피해를 유발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하루빨리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영리한 가마우지는 이른 아침 물고기가 많은 단양강의 여울에 모여들어 물고기를 마구 잡아먹고 있다”며 “단양지역 어민들이 설치해 놓은 어망을 훼손하고, 어망 속 물고기까지 먹어 치우고 있어 어민들이 부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수년 전만 해도 몇 마리에 불과했던 가마우지가 현재는 수백 마리로 늘어난 상태”라며 “이들 가마우지는 군집을 이루며 떼로 몰려다니며 단양지역의 수중생태계를 마구 파괴하고 있어 포획 등을 통해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