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단양천댐 건설’ 일방적 행보…단양지역사회 역린 건드렸다

기사작성 : 2024년 08월 30일 13시 50분 56초

거리로 나선 단양지역사회, “군민 무시…밀실 추진” 댐 건설 반투위 결성


국회 엄태영 의원·김문근 군수·단양군 의회 결사 반대 ‘이구동성’

이장들 거리 투쟁 ‘본격화’…균발충북본부, “비수도권 희생 강요”

 

정부의 단양천댐 건설 반대를 위해 단양지역사회가 결집하고 있다. 김문군 군수와 단양군의회 등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군민들은 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단양지역사회는 연일 단양천댐 건설의 백지화를 촉구하고 집회를 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단양천에 높이 47m, 저수 구역 3.8㎞·담수용량 2600만㎥ 규모의 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용수공급 전용댐이다. 단양천은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수리봉에서 단성면 가산리·대잠리를 거쳐 충주호로 흐르는 21.5㎞ 길이 지방 2급 하천이다. 단양천을 따라 형성된 선암계곡은 단양팔경 중 3경으로 꼽힌다.

최근 단양지역 이장 150여 명이 환경부의 단양천댐 건설 계획 백지화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협의회는 단양군청 앞과 단양읍 거리에서 ‘댐 건설 반대’ 집회를 열고 “관광 단양 말살하는 단양천댐 건설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각 지역에서 갹출한 400만 원의 예산으로 제작한 빨간색 조끼를 맞춰 입고 거리를 행진하면서 지역군민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충주댐 건설 이후 지역세가 쇠락하면서 7만 명에 가까웠던 단양의 인구는 2만7000여 명으로 급감했다”라며 “상처가 아직 깊게 남은 단양지역에 또 댐을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는 군민의 아픔을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40년 동안 (충주댐 건설로 인한 피해를)똑똑히 보았고,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단양쯤이야’라는 착각에서 단양천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댐 건설로 피 멍든 삶, 두 번 속지 세 번은 안 당한다”며 “댐 건설 계획을 백지화할 때까지 혼연일체가 돼 끝까지 목숨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선 지난 22일 군민들은 환경부의 단양천댐 건설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조직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반투위 발대식에는 지역 민·관 대표자 150여 명이 참석해 ‘단양천댐 결사반대’를 천명했다. 이종범 신단양지역개발회 회장, 김 군수·이상훈 단양군의회 의장 등이 공동 의장을 맡았다. 모두 77개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결의문을 채택한 반투위는 “선암계곡은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원형 보존된 곳”이라면서 “귀중한 자연 자원이 파괴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의 일방적인 댐 건설 추진은 지역 사회와 정부 간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부는 댐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김 군수는 “환경부는 수년 전부터 단양천댐 건설을 밀실 추진하면서 지역과는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우리는 반드시 댐 건설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주민의 생존권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방적인 단양천댐 건설 계획을 당장 백지화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도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충북본부는 “"비수도권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후대응댐 건설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양천댐 후보지는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잘 보존한 명소여서 미래세대에 넘겨줘야 할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가 이를 계속 추진한다면 충북과 단양은 전국 시민사회단체·환경단체와 연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엄태영 의원, “단양천댐 건설 반드시 막겠다”

 

국민의힘 엄태영(2선·제천단양) 의원은 단양천댐 건설 저지를 단양군민 대표들에게 약속했다. 엄 의원은 최근 지역의 민간단체 대표자들을 만나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군민이 반대하는 댐 건설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부가 충주댐 건설 상처가 깊게 남아 있는 단양군민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고 (단양천댐을)후보지에 포함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단양천을 댐 건설 후보지로 선정한 것에 대한 분노가 가득했다고 엄 의원실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군의회 조성룡 의원은 “정부의 단양천댐 건설 계획 발표는 수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단양군민들을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성토했다고도 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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