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까지 국내·외 고려인 1000명 제천지역 유치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대상’
외국인 유치를 통한 인구소멸 위기 극복을 추진 중인 제천시가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생활인구 증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시작한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을 통해 외국인 175명이, 같은 해 10월 착수한 고려인 동포 이주정착 사업을 통해 142명이 제천에 둥지를 틀었거나 조만간 정착한다. 지난 1년여 동안 시가 유치한 외국인 생활 인구는 317명이다. 지방소멸과 인구감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이다. 이를 위해 시는 재외동포지원센터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생활 인구는 주민등록된 주민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체류하는 모든 인구를 말한다.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른 행정·재정 지원 근거가 된다. 지역특화형 비자는 인구감소 지역에 정착하는 외국인에게 거주와 취업 조건을 완화하는 특례 비자다. 취업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배우자의 취업 활동도 가능하다. 나중에 영주권 취득 요건도 완화된다.
제천지역으로 이주한 고려인 동포 62세대 142명이 이 비자를 받아 순조롭게 거주지와 일자리를 구했다. 시는 제천지역 정착·살이를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원은 단기 방문(C-3-8), 방문 취업(H-2), 거주(F-4), 영주(F-5), 결혼(F-6)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고려인 동포가 대상이다. 시는 이들에게 2년 이상 제천지역 거주를 조건으로 단기체류시설(4개월) 제공, 한국어·한국문화 등 교육프로그램 지원, 취업과 주거지 연계 보육·의료 지원, 법률생활고충 상담 등을 제공한다.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과 연계해 취업 활동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비동포 배우자 취업과 영주권 취득 요건 완화 등의 특례도 받을 수 있다. 지원을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는 연중 수시로 제천시 재외동포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제천지역으로 이주한 고려인 동포들의 일부는 정착에 연착륙하고 있다. 시는 제천지역 이주 고려인들에게 안주할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이주 고려인 가운데 3명은 시의 지원을 받아 3곳의 점포를 열었다. 지난해부터 고려인 동포 이주 정착 사업을 시작한 시는 창업을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에게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점포 인테리어나 간판 등 시설 투자 자문은 물론 홍보도 적극 돕고 있다.
시가 추진하는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 정착 지원사업은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려인 이주정착 지원 시스템은 지역의 인구감소 대응 정책으로 강력 추진하고 있다. 제천지역은 매년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소멸지역에 이름을 올린 상태이다. 시스템은 지역 기관단체와 함께 재외동포지원센터 운영, 체류특례·단기체류시설·정착교육, 취업·주거 연계, 의료·보육 지원, 행정사·노무사·변호사 상담, 통번역 서비스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 지원한다. 올해 첫 시작으로 우선 국내에 살고 있는 고려인 17개 가구 48명을 모집했다. 현재 지역 체류시설에 머물며 한국어와 문화 교육 등 지역 정착 준비를 하고 있다. 이주 고려인 중 절반은 이미 취업에 성공한 상황이다.
시는 지난해 9월 중앙아시아 현지에서의 이주 대상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고려인 이주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 4개국의 국내 체류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이주 정착 신청을 받았다. 고려인동포법은 지난 1860년경부터 1945년까지 항일독립운동과 일제의 강제동원·농업이민 등으로 러시아와 구 소련연방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을 말한다.
앞선 지난해 4월 시는 ‘제천시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지난해 6월 대한고려인협회와 협약을 통해 국내 동포 이주정착 장려에 나섰다. 7월에는 중앙아시아 3개국 현지 협력관을 위촉하는 등 해외 고려인 유치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고려인 유치는 인구가 줄고 있는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제천시가 일단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규 시장의 과거 공직생활 이력이 절대적 도움이 되고 있다. 김 시장은 민선 제천시장으로 출마하기 이전, 주 키르키스스탄·아제르바이잔·조지아 대사 등을 역임하는 등 중앙아시아 외교통으로 정평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과거 중앙아시아 외교관 시설에 쌓아놓은 인력을 고려인 유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천시의 고려인 유치 시책이 타 지자체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는 이유이다. 김 시장은 “고려인과 우수 인재 외국인 유치 사업은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 지자체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시는 재외동포 이주 활성화를 위한 보다 완성도 높은 지원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