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 그만” 제천시 출자기관 외부 발탁 인사 잇단 ‘잡음’

기사작성 : 2024년 07월 31일 10시 34분 17초

제천한방재단 이어 제천문화재단 영입 인사 연이어 ‘이탈’


문화재단, 방만 운영 감사 결과 나오자 사무국장 사직 연락 두절

한방재단, 셀프 임금 사무국장 논란·이사장 퇴진 요구 파행 운영

 

제천시가 임용한 외지 출신 전문 인력들이 잇따라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시에 따르면 제천문화관광재단 산하 계획공모사업단을 이끌던 A씨가 지난 22일 사직서를 내고 연락을 끊었다. 시가 2022년 공모를 통해 채용한 그는 그동안 사업단을 이끌면서 1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 1~5월 시가 진행한 자체 종합감사에서 여러 건이 적발돼 관계자 징계 등 처분 요구를 받았다.

 

1억 원을 들여 미식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육성을 추진했지만 성과는 의림지 피크닉존 8회 운영, 보이는 라디오 8회 운영뿐이었다. 의림지 방문객들에게 12회에 걸쳐 피크닉세트를 대여한 것이 전부였다. 카페·외식업·숙박업자와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사업은 모집 인원의 50%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개발했다던 의림지의 전설 디지털 콘텐츠는 지난해 7월 서비스 시작 이후 4월 현재까지 이용자 수가 각각 640명과 4명에 그쳤다. 2700만 원을 투입한 의림지 도시락·음료 세트 개발사업 역시 이미 개발이 끝난 의림지 농경주먹밥 개발사업과 중복되는 예산 낭비 사례로 꼽혔다.

 

카페·외식업·숙박업자와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사업은 모집 인원의 50%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했고, 실내 이론교육만 하고 현장실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 임·직원들의 무더기 징계도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국장이 사직서를 던지고 연락을 끊은 것도 이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는 재단 종합감사에서 37건의 행정상 지정·주의·개선점을 발견, 관련자 7명에 대한 경징계를 재단에 요구했다. 감사 결과 지역문화예술 육성지원사업 민간 보조사업자가 보조금을 부적정하게 사용하고 증빙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재단은 적정 판정하고 사업을 정산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화사업팀 직원들 선진지 견학 비용을 여비로 지급해야 하지만 재단은 교육훈련비로 지급했고, 임직원의 관내 출장비도 과다 지급하다 감사에 적발됐다.

 

특히 재단은 법령에도 없는 유급휴일을 만들어 사무실 문을 닫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재단은 재단 창립일(5월2일)을 유급 휴일로 지정해 운영했으나 시는 ‘부적정한 유급휴일 제도’라고 판단해 복무규정 개선을 권고했다. 지난해 직무 수행과 관계없는 외부 강의를 한 임직원 6명은 연가를 써야 했지만 재단이 출장 처리하고 출장비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장·사무국장 유고 한방재단 비사체제 운영

 

지난 4월 사무국장이 사직하고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은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 재단 A사무국장은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임용된 이래 시와 시의회의 결정 등을 무시한 채 연봉을 셀프 인상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의 사직서는 조정희 이사장이 수리해야 하지만 오랜 지병 끝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사장과 이사장 직무를 대행할 사무국장 모두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재단 당연직 이사인 시의 장만동 도시성장추진단장(4급·서기관)이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 

 

A사무국장에 앞서 조 이사장도 올해 첫 사업설명회에서 한방클러스터 회원사들의 퇴진 요구를 받은 바 있다. 회원사들은 “기업들과의 소통이 전무 했고,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재단의 방만 운영은 제천시의회로부터 강력 질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조 이사장 체제의 재단은 불통·방만 경영 등으로 회원사들이 반발에 나선 상태이다. 회원사들은 조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 최근 인건비 인상 요청과 관련, 시의회의 불승인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대폭 인상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재단은 시와 시의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사무국장의 임금을 ‘셀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확인한 시가 사유서 제출과 부당하게 올린 임금 환수를 요구했으나 재단은 차일피일 미뤘다. 시로부터 재원과 업무를 위탁 받아 운영되고 있는 재단이 상급기관의 지시를 무시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셈이다. 시민들은 재단의 이같은 운영에 분노하고 있다. 시민들의 혈세가 누수 되고 있지만 감독 부재와 지시 불이행 등으로 존재에 의문이 제기됐다.

 

제천시가 출연해 설립한 재단의 주요 업무는 제천한방바이오 특화 산·학·연·관 협의체 한방클러스터 관리다. 연간 9억 원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또 제천시로부터 위임 형태로 연간 43억 원의 사업비를 집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조정희 새 이사장 취임 이후 회원 기업들과의 소통이 전무했다. 한방클러스터 76개 회원사가 조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이유이다. /최경옥·지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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