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백척간두 극복’ 송학중 3년 만의 완전체 ‘함박웃음’

기사작성 : 2025년 03월 13일 15시 42분 27초

올 2025학년도 입학식, “설레는 봄! 송학중의 꿈을 향한 새로운 시작!” 

지난 2023년 입학식 열고 6명의 신입생 축하 ‘극적 회생’

폐교 위기 송학중 살리기 송학학교발전위 본격 활동 결과

송학중 애초 학생 ‘0’명…“폐교 절대 안 돼” 송학면 ‘들썩’

 

제천 송학중학교(교장 김덕진)가 올해 2025학년도 신입생을 받아들이며 완전체가 됐다. 송학중은 지난 2023년 3학년들이 졸업하면 학생수가 ‘0’명으로 폐교가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이 학교 살리기에 나서며 2023년 극적으로 6명의 학생을 받아들였다. 이어 이듬해인 2024년 14명의 신입생을 확보, 20명의 재학생이 됐다. 하지만 2개 학년으로 반쪽의 완성체였다. 이 같은 실정에 올해 13명이 입학, 1학년부터 3학년이 재학하는 완전체가 됐다. 더욱이 70대의 만학도 신입생까지도 입학, 겹경사를 치렀다.

 

지난 2023년 이래 매년 꾸준히 신입생을 확보하게 된 것은 오롯이 지역사회와 이 학교가 상생을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개교 53년을 맞은 지난 2023년 이 학교는 폐교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021년을 마지막으로 신입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의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는 대대적인 이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이 학교는 지역의 타 학교와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소규모 학급에 특화된 개별화 교육과정과 지역 학교와의 공동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제천교육지원청과 제천시도 힘을 보탰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송학학교발전위원회(위원장 김태원)를 결성하고 학생 모집에 나섰다.

 

이들의 노력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다. 예상 신입생 조사에서 ‘0’명을 기록했던 이 학교는 2023년 3월2일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식을 열었다. 송학중에 신입생이 들어온 것은 3년 만이다. 같은 해 2024년학년도 중학교 배정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3명이 이 학교에 지원했다. 이들은 모두 송학중 배정이 확정되고 2024년 이 학교 학생이 됐다. 

 

송학중은 송학면지역의 유일한 중학교이다. 이 학교가 폐교되면 송학면에는 중학교가 없게 된다. 제천시 외곽의 송학면지역은 인구 4천7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농촌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아세아시멘트 공장이 들어서 있으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송학중은 지난 2022년까지 2년간 신입생이 없어서 2명의 3학년 학생만 재학 중이었다. 이로인해 송학중은 전국에서 가장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로 전락했다. 2023년 신입생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자동 폐교가 되는 수순을 남겨 놓고 있었다. 앞선 2022년 7월 송학초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조사에서는 단 1명도 송학중 입학을 희망하지 않아 폐교는 기정사실화 되는 듯 했다. 당시 같은 지역 송학초교에 재학 중인 어린이는 50여 명에 이르지만 송학중으로의 진학 희망자는 당시 전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이 2022년 10월 중학교 배정 원서 접수를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사전 조사한 결과였다. 송학초교 학생들은 시내 번화가인 장락동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이 학교 졸업생의 대부분은 시내 지역에 있는 중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폐교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와 이 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된 총동문회가 학교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22년 8월 송학면 행정복지센터에서 학교발전위원회 창립총회를 열고 폐교 저지에 지역 역량을 결집했다. 2023학년도에 입학하는 신입생이 없다면 새 학기에는 학생 없이 교원 7명만 남게 된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송학중은 2학년 2명, 3학년 5명 등 모두 7명의 학생들이 재학했으나 지난 2022년 5명이 졸업했다. 이어 2023년 2월 2명이 마저 졸업하게 되면 재학생은 ‘0’명이 된다.

 

충북도교육청의 지침은 최소한 재학생이 2명을 넘어야 학교 존립이 가능하다. 지난 1971년 개교 이래 6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송학중과 총동문회·지역사회 등이 학교 명맥을 잇기 위한 ‘신입생 모시기’에 골몰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주민들은 폐교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김창규 시장과 제천교육지원청을 찾아가 지원을 요청하는 등 여러 활동을 벌였다. 그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1000만 원 이상의 활동 기금을 모으고, 지역 사찰 강천사는 5000만 원을 출연했다. 발전위원회와 송학중은 송학초 졸업 예정자와 학부모를 상대로 ‘설득전’에 나섰다. 장학금 지급 등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폐교 위기를 극복한 송학중은 학생 건강체력교실, 학교 스포츠 클럽 및 방과 후 수업을 위한 스크린골프 연습실과 당구실 설치, 교실 도색, 남녀 탈의실 설치 등 신입생 맞이에 진력했다. 학교는 발전위 등의 후원으로 신입생 입학 축하 장학금, 전교생 무료 해외 수학여행 등 학생복지를 제공한다. 이번 입학을 한 70대 만학도 신입생은 “늦은 나이에 다시 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이렇게 교실에 앉아 책을 펼치며 선생님과 어린 친구들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참 특별하게 느껴진다”라며 “나이가 들수록 배움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된다. 오랜만에 학교생활을 시작하려니 설렘과 함께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배우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장은 “송학중학교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 앞으로도 송학중학교만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꿈은 높게! 생각은 지혜롭게! 존중과 배려로 꿈을 꽃피우는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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