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홀로서기 음식점 ‘아리아리’ 문 열어

기사작성 : 2021년 06월 15일 19시 45분 17초

아리아리,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나아가자” 의미

제천장애인부모연대 13명 이사 사회협력단 구성·운영

전문요리사 육성…사회 홀로설 수 있는 역량제고

열악한 환경 제천시민들의 따듯한 눈길·관심 당부

장애인(障礙人)이란 신체적·정신적 손상 등으로 인한 사회적 차별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에 대한 사전적 통칭이다. 사회적 구성원인 장애인에 대한 각종 사회보장책이 마련·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이들은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분류된다. 그들이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치부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자립심 부족’이 꼽힌다. 이러한 이유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장애인은 사회로부터 ‘영웅’으로 칭송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 ‘영웅’은 여전히 우리들의 주변에 흔치 않다. 여전히 이들은 부모와 사회로부터 보호 받고, 보호 되어야 할 약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편견을 깨고 장애인의 부모들이 사랑스럽고 안쓰럽기만 자식들의 홀로서기를 위해 혼신을 기울이고 있다.

 

장애인의 부모들 모임체인 제천시장애인부모연대(회장 전산월) 산하 사회협력단(이사 대표 전효섭)이 음식점 ‘아리아리’를 개업·운영하고 있다. 사회협력단은 장애인부모연대 13명의 이사들로 구성됐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나아가자”라는 의미이다. “없는 길을 찾아주거나 막힌 길을 뚫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순수 우리말이다. 사회협력단은 ‘아리아리’를 통해 지적 장애인들이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홀로 우뚝 설 수 있는 힘을 기르자는 뜻을 담아냈다.

‘아이들의 권리, 부모의 힘으로!’ 기치를 내건 사회협력단은 지난 4월 청전동 청전동행정복지센터 인근 제천시장애인부모연대 옆 건물에 ‘아리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제천지역에서 장애인들의 자립심 고취를 위해 농사와 제과 등의 사업장을 운영한 사례는 있지만 ‘아리아리’ 처럼 음식점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식점은 맛으로 승부하는 업태이다. 잔손이 많이 가는데다 칼과 불 등을 함께하고 있어 항상 작종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 대부분 장애인들이 음식점에 비해 안전사고 위험이 덜한 카페와 제과 등을 통해 자립심을 키우고 있는 이유이다. 

 

장애인부모연대 자녀들은 ‘아리아리’가 문을 열면서 ‘대령숙수’의 꿈을 한껏 키워가고 있다. 아직은 주방에서의 난이도 있는 음식 조리는 무리이지만 주방보조로서의 역할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처음 장애인들의 역할은 간단한 음식재료 손실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아리아리’에서 일을 배우면서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2개월여의 경력이 쌓이며 작금은 도시락 만들기와 배달일도 척척 해낸다.

사회협력단의 최종 목표는 이들을 요리사로 키워내 작은 음식점이라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내는 것이다. 지적 장애인들은 인지능력 등이 부족한 흠결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집중력은 정상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사회협력단은 ‘아리아리’를 통해 특정 음식을 만들어내는 전문가로 양성, 홀로설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아리아리’가 입소문 되면서 굳이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 가격이 타 음식점에 비해 싸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장애인들의 홀로서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발길을 옮기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 음식과 도시락 등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인력의 한계로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뷔페식으로 매일 매일 음식을 내놓고 있다. 비장애인 자원봉사들은 3000원이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비장애인은 정액 5000원을 받고 있다. 가까운 곳에 배달되는 도시락은 6000원부터 1만원까지 다양하다. 물론 배달은 장애인들의 몫이다. 이러한 이유로 장거리 배달은 취급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이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들의 기량이 쌓이면 ‘아리아리’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먼 미래의 아름다운 꿈일지도 모른다. 당장의 현실은 ‘아리아리’의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것에 있다. 워낙이 싼 가격에 음식을 내놓고 있어 별다른 마진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제천시민들과 이웃들의 다정한 눈길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목이다. 전 대표는 “장애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정상적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분에 해당된다”며 “일반 기업들이 장애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 조성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아리아리’가 문을 열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움을 주신 시민여러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모의 힘으로 만드는 장애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제천장애인부모연대가 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부연했다. /최경옥·이경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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