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체조 도마 제천시청 신재환 ‘금빛’ 비상
양학선 키즈 신재환…한국체조 사상 두번째 金 선사
꿈이자 목표였던 양학선, 결선 현장 찾아 신재환 응원
‘도마의 신’으로 불리어지던 양학선(29·수원시청)을 보며 꿈을 키운 신재환(23·제천시청)이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재환은 지난 2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차와 2차 시기를 합한 평균 14.783점으로 참가자 8명 중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에서 7번째로 출전한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이 신재환과 같은 평균 14.783점을 기록했지만 국제체조연맹 동점자처리규정에 따라 신재환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규정에 따르면 평균 점수가 같을 경우, 1차와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 신재환은 2차 시기 14.833점, 아블랴진은 2차 시기 14.800점이 최고점이었다. 0.033점 차이로 희비가 갈린 것이다.
9년 전, 2012 런던올림픽 도마에서 양학선이 딴 금메달에 이어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이다. 무엇보다 함께 출전한 롤모델 양학선 앞에서 따낸 금메달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양학선은 9위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경기장을 찾아 목청을 올려 신재환을 응원했다.
양학선보다 6살 어린 신재환은 양학선의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보며 큰 동기부여와 함께 꿈을 품게 됐다. 소위 ‘양학선 키즈’다. 신재환은 ‘양학선을 만나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고맙다고 형 덕분에 딴 거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1월 제천시청에 새롭게 둥지를 튼 신재환의 금빛 비상은 코로나로 지친 제천시민들에게 청량제이자 희망이다. 그동안 이름조차 몰랐던 제천시민들에게 있어 이제 그는 영웅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시민들은 제천시청 체조팀에 남자 선수가 있었는지 조차 몰랐다. 특히 그가 신재환이었다는 것은 체육계 인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몰랐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영웅이 되어 돌아온 신재환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내며 금빛 나래를 고씹어 본다. /글 이경리기자·사진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