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여름의 끝자락…만산홍엽(滿山紅葉)의 계절 가을이 코앞
제천비행장·단양 단양강 꽃밭 각종 기화요초 만발 지친 심신 치유
코로나 팬데믹 지친 마음 꽃들 위로 받고 추억 사진 남기면 제격
“올 여름은 사상 최악의 더위가 찾아 올 것”이라는 시쳇말의 여운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온 산이 붉은 단풍으로 물이 든다는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절기상 백로(白露)를 앞두고 있다. 올 백로는 7일이다. 백로는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다. 흰 이슬의 의미를 담고 있는 백로는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하고 있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로 옛 선인들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특징을 말했다.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侯)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했다.
가을은 명실상부 꽃의 계절이다. 제천과 단양지역의 산야는 만산홍엽이 아닐지라도 각종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제천비행장과 단양강 야생화 꽃밭은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데 제격이다.
최근 모산동 제천비행장은 꽃의 물결이다. 알록달록 백일홍은 서로의 아름다움을 경쟁하고 있다. 100만 송이의 분홍·빨강·노랑색의 백일홍은 한자락 추억의 배경으로 부족함이 없다. 백일홍은 꽃이 피고 100일을 지내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1970년대 여우 소피아로렌이 주연해 인기를 얻었던 해바라기라는 영화가 있다. 구 소련의 해바라기 밭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전쟁의 역사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고 떠나보내던 소피아로렌의 엔딩장면과 너무나도 아름답고 슬픈 헨리멘시니의 피아노선율이 돋보였던 추억의 영화이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했던 해바라기 밭은 제천비행장에도 있다. 여름이 절정으로 다소 계절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천비행장의 해바라기는 고고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단양군은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단양강 수변 인공사면에 조성한 대규모 야생화 식생대에 다채로운 꽃들이 꽃망울을 틔워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단양읍 별곡리∼상진리 수변 2.4km 구간에 조성된 꽃밭은 최근 들어 코스모스들이 만개했다. 코스모스 꽃길은 상진리 장미터널부터 단양강 잔도 입구까지 1.2km구간이다. 코스모스들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방문객들에게 인상 깊은 추억 속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 코스모스 꽃길은 분홍빛과 보랏빛의 일반 코스모스와 달리 대부분이 강렬한 노란빛을 띠는 황화 코스모스로 이뤄져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어 가을 정취를 더하고 있다. /글·사진 이경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