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에 오른 ‘김영환표’ 예산…충북도의회 칼질 예고
충북도의회가 새해 예산안 대규모 칼질을 예고하면서 이른바 ‘김영환표’ 사업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와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의회 상임위원회는 지난 26부터 29일까지 도와 도교육청 내년도 본예산안 예비심사를 진행했다. 도는 지난 12일 올해 본예산보다 394억 원(0.6%) 늘어난 7조1683억 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안을 편성, 도의회에 제출했다. 정부 세수 부족으로 예산 증가폭은 2008년 지방재정 관리시스템 도입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수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채 301억 원, 지역개발기금 1110억 원을 수혈했다.
도의회는 세입 여건 악화로 2년 연속 재방채를 발행하는 재정 여건을 고려해 예년보다 철저한 현미경 검증에 나설 태세다. 민선 8기 역점사업과 김영환 지사의 역점사업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도청 본관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비(146억원)가 주 표적이다. 도는 청주시 문화동 도청 본관을 리모델링해 그림책 도서관과 미술(전시)관을 만들어 일반에 개방할 계획이지만 도의회는 사무공간 부족과 예산 부담을 이유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도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여야 도의원들은 이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K-바이오스퀘어 부지 매입비(104억 원)는 절차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공유재산심의 등 사전 행정절차를 건너뛴 채 예산안 심사부터 받게 되면서 도의회가 반발하고 있다. 청주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 관련한 한마음 음악회 추진 예산안과 괴산 아쿠아리움 인근 곤충전시관 건립 사업 예산안도 도의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이밖에 도가 증액 편성한 영상자서전과 도시농부·도시근로자 등 민선 8기 공약사업 또한 사업성과 등에 관한 이견이 적지 않아 도의회의 칼질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내달 11일 열릴 3차 본회의에서 확정된다. 한 도의원은 “일부 예산은 사업성과 취지에 맞지 않게 편성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라며 “세수 여건 악화로 지방채까지 차입한 만큼 세심한 예산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만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