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오송 지하차도 참사 충북도 실무자 2명 영장 청구

기사작성 : 2024년 01월 26일 14시 46분 27초

관리 주체 도의 실무 책임자안전 관리·재난 대응 부실 혐의

지난 117일 오송참사 원인제공 혐의 감리단장·현장소장 재판

사고 발생 6개월만 열려감리단장 인정’·현장소장 전면부인

 

지난해 725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의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 검찰이 충북도 공무원 2명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오송 참사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감리단장·현장소장 등의 첫 재판이 열리고 있는데 이어 감독기관까지 수사망이 확산되고 있다.

 

청주지검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도의 전 자연재난과장인 A씨와 전 도로관리사업소장인 B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지하차도 관리 주체인 도의 실무 책임자로 안전 관리와 재난 대응을 부실하게 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7월 국무조정실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은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관련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충북도와 청주시에 검사와 수사관 40여명을 보내 강도 높은 2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최근에는 침수 사고를 유발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로 미호천교 확장공사 감리단장과 현장 소장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한 첫 재판이 사고 6개월 만에 열렸다. 최근 열린 재판에서 참사 원인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호천교 확장공사 감리단장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하지만 현장소장은 전면 부인했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 정우혁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호천교 확장공사 감리단장 C씨와 현장소장 D씨 등 2명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C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공판에서 C씨의 변호인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의 증거 기록이 방대해 아직 등사하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과실 내용에 대해선 증거기록을 검토해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혐의를 모두 인정한 C씨와 달리 현장소장인 D씨는 방청석에 앉아 있는 유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D씨의 변호인 측은 발주처 지시에 따라 임시 제방을 무단 절개한 적 없고, 침수 사고 전날부터 유관기관과 협력해 도로 통제를 알리는 등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송 참사 직후 임시 제방 시공계획서를 뒤늦게 만들어 사용한 혐의(위조증거교사·위조증거사용) 역시 시공계획서를 위조한 직원의 죄 성립 부분이 유무죄를 다투는 부분이기에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했다.

 

재판을 숨죽인 채 방청한 유족들은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며 울분을 토했다.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온 최은경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족협의회 공동대표는 “C씨는 고개 숙여 사죄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D씨는 혐의를 모두 부정하고 인정 안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만 아팠다"고 울먹였다.

 

C씨와 D씨는 허가 없이 미호강 제방을 무단 철거한 후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시공해 25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발주한 미호천교 도로 확장공사에서 차량 출입을 위해 관할 기관인 금강환경유역청의 허가 없이 기존 제방을 허물고 법정 기준보다 1.14m, 기존 제방보다는 3.3m 낮게 임시 제방을 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참사 직후 임시 제방 시공계획서를 뒤늦게 만들어 사용한 혐의(위조증거교사와 위조증거사용, 사문서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도 받는다. 임시제방 공사를 하려면 시공계획서를 만들어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이 관련 서류를 요청하자 위조까지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과 별도로 최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된 시공사 직원 2명과 공사 발주청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공무원 3명에 대해선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C씨와 D씨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인 214일 오전 10시 청주지법 423호 법정에서 열린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15일 오전 840분께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17대가 침수되면서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충북도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관계 기관 감찰에 착수한 국무조정실은 미호천교 아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부실한 임시제방을 쌓은 것과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고의 선행 요인이라고 지적, 책임자 3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최경옥기자

본 사이트의 내용과 이미지 자료는 제천단양투데이에 있으며, 무단도용과 배포는 금합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충청광역연합 출범 첫 시동…12월17일 첫 임시회 열려

| 댓글 0
연합의원 16명…충북도의회 조성태·이옥규·노금식·안치영 선출충청권 메가시티 성공 위한 첫걸음… 우선과제 7가지 선정광역철도·제2중앙경찰학교 충남·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유지 세종지방자… 더보기

“내년도 국비 국회 예산안 심사서 3907억 원 증액해야”

| 댓글 0
충북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심사가 시작 국비 추가 확보 총력” ‘공사만 10년’ 충청내륙고속화도로…실탄확보 조기 개통 되나?충주 금가면~제천 봉양읍 잇는 4공구 13.2㎞ 202… 더보기

‘오송 참사’ 궁평2지하차도 전면 개통…비상대피시설 보강

| 댓글 0
양 출입구 자동 차량 진입 차단시설·침수 방지 장치 등 설치 지난해 7월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청주 오송 궁평 2지하차도가 참사 473일 만에 전면 개통했다.충북도는 궁평 2지… 더보기

태교 패키지 여행 지원 인기…내년엔 3배 확대

| 댓글 0
‘석 달 만에 마감’제천·단양 등 6개 시·군 운영…저출생·인구위기 대응 충북도가 저출생·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태교여행 지원 사업 수혜 인원을 내년 대폭 확대한다.… 더보기

충북도농업기원 제과제빵 기술 무상 이전

| 댓글 0
“밀가루 대신 가루쌀”충북도농업기술원 바로미2 활용 제과제빵 품평회 충북도농업기술원이 가루쌀 제과제빵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도농기원에 따르면 ‘바로미2’ 가루쌀을 활용해 … 더보기

충북도의회 정례회 개회…김수민 부지사 ‘데뷔전’

| 댓글 0
취임 이래 지난 60일…‘뜻을 품다’ 유지경성(有志竟成) 시간 김수민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취임 두 달 만에 충북도의회 도정질문 데뷔전을 치렀다. 도의회는 최근 제422회 정례회 제… 더보기

‘충북형 도시근로자’ 정부혁신 왕중왕전 본선 진출

| 댓글 0
일자리 해결 기여…14일 왕중왕 선정 충북도가 운영하고 있는 ‘도시근로자 지원사업’이 행정안전부 주관 ‘정부혁신 왕중왕전-미래를 대비하는 정부’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정부혁신 … 더보기

배달 수수료 갈등에도…충북형 공공배달앱 도깨비 ‘외면’

| 댓글 0
배달플랫폼·입점 업체 간 수수료 갈등…공공배달앱 유일한 대안충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 이용액 지난 2월 100억 돌파도, “이용객 확대 위해 다양한 이벤트·할인 행사 등 추진” … 더보기

외국인 유학생 유치 위한 후견 매칭…충북 ‘K-가디언’ 첫발

| 댓글 0
‘톱티어·광역형 비자’ 신설…충북형 K-유학생 유치 탄력‘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외국인재 유치 비자 제도 개선 경제협력국 대상 ‘청년드림비자’…인공지능(AI)·양자기술… 더보기

충북도,‘중심에 서다’ 상표권 확보…10년 단위 갱신

| 댓글 1
1년6개월여 간 심사 배타적 사용권 확보 충북도가 민선 8기 새 슬로건 ‘중심에 서다’ 상표권을 확보했다.도는 ‘중심에 서다’에 대한 특허청 업무표장 등록을 완료했다. 업무표장은 … 더보기

충북도청 본관, 도서관·전시관 갖춘 문화복합공간으로

| 댓글 0
도, 기본계획 용역 최종보고회…리모델링 사업 청사진 공개 건축 이래 87년이 된 국가등록문화유산 충북도청 본관 건물이 그림책 도서관·전시관 등을 갖춘 문화복합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된… 더보기

청주시, 신청사 면적 28% 증가 재시도…충북도 판단은?

| 댓글 0
“지하 주차장 568대→844대 변경 추진”행안부 유권해석 ‘긍정’…도 2단계 심사 청주시가 신청사 건립 규모 확대를 재차 시도한다. 시민 편의를 위해 지하 주차장 면적을 늘리고,… 더보기

도내지역 자생 미선나무 유용성분 추출 기술 개발

| 댓글 0
충북산림바이오센터, KCI 학술지에 논문 등재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 산림바이오센터는 미선나무의 유용성분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센터는 반응표면분석 모델 분석방법을 적용해 미선나… 더보기

‘일하는 밥퍼’ 시범사업 전통시장 3곳으로 확대

| 댓글 0
충북도가 생산적 복지제도 '일하는 밥퍼' 시범사업을 청주지역 3개 전통시장으로 확대한다.이 사업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시장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전처리 작업을… 더보기

충북도 산업입지 수요면적 확대…"산업용지 부족 숨통"

| 댓글 0
201만5000㎡→228만8000㎡…전국 2위 규모 충북도의 산업입지 수요면적이 전국 2위 규모로 확대됐다.충북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심의위원회는 최근 승인한 2016~…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