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걱정 덜어요”
신용불량자 이용 ‘넘사벽’…내년부터 의료후불제 혜택 가능
김영환 지사, “의료 대출금 연체율이 예상보다 낮다”
임플란트·척구·암 등 모두 16개 질환 300만원 ‘대출’
음성군 감곡면에 사는 A(여·53)씨는 지난해 10월 음성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진료를 받았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걱정에 임플란트 시술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A씨는 같은해 시행된 ‘의료비 후불제’ 덕분에 300만원을 지원 받아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료비 후불제 혜택을 실감한 A씨는 대상 질환이 확대됨에 따라 아들(22)의 치아교정 시술도 해결할 수 있었다. A씨는 “치료비 때문에 임플란트 시술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의료비 후불제로 저 뿐만 아니라 아들까지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충북도의 의료복지 정책인 의료비 후불제가 지난 9일 시행 1주년을 맞았다. 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까지 도민 486명이 의료비 후불제 이용을 신청해 12억5887만1000원의 대출이 시행됐다. 65세 이상 219명,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185명,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82명 등이다. 질환별로는 임플란트 407명, 척추질환 29명, 슬·고관절 및 인공관절 27건, 심·뇌혈관 14건이며, 지난해 11월부터 확대된 치아교정 4건, 암 3건, 호흡기·안과 각 1건 등으로 집계됐다.
의료비후불제는 목돈 지출 부담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을 위해 의료비를 먼저 대납해 주는 선순환적 의료복지사업이다. 대출은행인 농협 대납한 의료비 중 미상환 대출 원리금이 발생하면 도가 대신 갚는 구조다. 임플란트·척추·무릎·인공관절·고관절·뇌혈관·심혈관 질환이 대상이다. 여기에 치아교정까지 추가됐다. 의료비 대출은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원금은 36개월로 나눠 은행에 갚으면 된다.
금융권 연체 중이거나 신용불량자는 은행(농협) 규정상 이용할 수 없다. 연간 이용 횟수는 한 번이다. 대출이자는 도가 부담하고, 원금 회수가 안 되면 도가 대신 갚은 뒤 직접 회수하게 된다.
현재까지 융자금 상환은 99.3%로 높아 도민 의료비 부담 해소와 선순환적 의료복지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대출은행인 농협 대납한 의료비 중 미상환 대출 원리금이 발생하면 도가 대신 갚는 구조다. 시행 초기 80여곳이던 참여 의료기관도 충북대병원, 청주성모병원 등 도내 종합병원급 12곳과 치과, 병원 13곳, 개인의원 156곳 등 181곳으로 확대됐다. 청주시 서울바른치과교정치과의원이 치아교정 지원금을 지정기탁하는 등 의료비 후불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국가유공자·장애인만 신청할 수 있었던 것을 지난해 2월부터는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국가유공자·장애인과 65세 이상 노인으로 확대하면서 수혜 대상자가 44만여명으로 늘어났다.
도는 앞으로 신용불량자 등 수혜 대상을 넓히는 한편, 대상질환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 극빈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신용불량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었다. 금융권은 대출금 또는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하거나 500만원 이상 세금과 과태료를 내지 않은 사람들을 신용불량자로 지정해 대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도의 의료비후불제 역시 농협을 통해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하는 사업이어서 농협 측이 정한 대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안이 마련됐다. 채무불이행자나 다중채무자 역시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수당 등 사회보장제도로 보호하고 있다. 특히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급여는 압류방지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최저 생계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도는 의료비후불제 적용 대상 질환이 지난해 9월부터 크게 확대·운영되고 있다. 시행 당시 6개 대상 질환이 14개로 지난해 9월부터 확대 시행하고 있다. 임플란트, 슬·고관절, 척구, 심·뇌혈관 질환에만 적용했던 의료비후불제를 치아부정교합·암·소화기·호흡기·산부인과·골절·비뇨기·안과까지 확대했다. 김영환 지사는 “의료비 후불제 사업이 1년을 맞아 안착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며 “더 많은 홍보와 안내,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통해 더 많은 도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