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갈등에도…충북형 공공배달앱 도깨비 ‘외면’

배달플랫폼·입점 업체 간 수수료 갈등…공공배달앱 유일한 대안

충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 이용액 지난 2월 100억 돌파

도, “이용객 확대 위해 다양한 이벤트·할인 행사 등 추진”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여·33)씨는 최근 잦은 야근으로 배달 음식 소비가 늘었다. 평소에도 배달 음식을 자주 시키는 편이어서 공공배달앱을 간혹 이용했지만 사용이 불편해 요즘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김씨는 “공공배달앱은 가맹점이 많지 않아 맛집을 찾기 힘들다”라며 “배달업체도 민간 앱 주문을 우선해 공공배달앱으로 주문하면 배송이 늦어진다”라고 말했다.

배달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수수료 갈등이 이어지며 공공배달앱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용률이 저조해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내지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도내에서는 충북도가 운영하는 ‘먹깨비’와 신한은행이 출시한 ‘땡겨요’ 등 2개의 공공배달앱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공공배달앱은 민간 배달앱보다 저렴한 중개·결제 수수료로 지역 소상공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도 등에 따르면 ‘먹깨비’와 ‘땡겨요’ 등의 중개·결제 수수료는 1~2%다. 배달의민족(배민)이 9.8%, 요기요 9.7%, 쿠팡이츠 9.8% 등 민간 배달앱이 10%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이에 힘입어 먹깨비 가맹업체는 지난달 기준 9742곳으로 다소 늘었다. 주문건수와 매출액 역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큰 폭의 수수료 절감 외에 지역 소상공인이 얻는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 지난 2020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먹깨비는 운영 시작 이후 1년간 결제금액이 118억 원에 달했지만, 2022년과 지난해는 각각 94억1400만 원과 62억7200만 원에 그쳤다. 주문 건 수 역시 2021년 50만4300건에서 지난해 24만6800건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민간업체들의 업계점유율이 90%인 상황에서 좀처럼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지 못하는 탓이다.

심지어 먹깨비는 최근 민간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에도 최고 2%인 수수료를 고수하고 공짜 배달 혜택도 제공했다. 지난 7월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마련한 충북형 공공배달앱 활성화 방안 간담회에서도 저조한 이용률 문제가 나왔다. 공공 배달앱이 중개수수료를 낮게 지원해도 소비자가 많지 않아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도는 공공배달앱 성공을 위해 가맹점 모집과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용 활성화를 위해 풍성한 이벤트도 마련·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난 4월부터 신규 가입고객 할인, 가맹점 더블 할인, 지역화폐 결제 시 추가 5% 할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는 이번 행사를 통해 소비자 지원책을 마련하고, 지역 소상공인이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가맹점 유치를 확대할 계획도 발표했다. 공공배달앱 먹깨비는 도와 11개 시·군,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14개 시·군·구 지부, 한국소비자연합회 충북지회와 협약을 맺고 소비자 참여와 가맹점 가입 홍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

먹깨비는 도가 전국 최초로 공공배달앱에 민간앱을 결합한 민관 협력형 배달 서비스다. 소상공인의 민간 배달앱 고액 중개수수료로 인한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20년 9월 도입됐다. 지난 2월말 현재 가맹점은 7200곳이다. 누적 이용 금액은 134억 원이며 지역 소상공인들은 14억원 이상의 이용 수수료 절감 효과를 봤다. 도 관계자는 “먹깨비 이용은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착한 소비 운동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소비자가 먹깨비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