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 들여 B주차장 일원 900㎡ 필로티 구조 건축물 조성
오송역 철로 아래서 지상까지 18m 높이 공간
50~300m 폭·1~5㎞ 길이 교량 상판 아래 활용
충북도가 KTX 오송역 고가선로 밑 공간에 홍보·전시·회의 등 복합 시설을 조성한다. 유휴공간을 업사이클링해 공익적 가치를 창출할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하지만 기존 오송역의 기능과 중복되거나 안전·소음 등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오송역 선로 밑 주차장 상부의 빈 공간(선하공간)에 건축물을 지어 도정 홍보·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송역 선하공간은 오송역 철로 아래에서 지상까지 18m 높이 공간이다. 폭은 150~300m, 길이는 1~5㎞에 달한다.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교량 상판 아래 빈 공간에 건축물을 지어 활용하겠다는 게 김 지사의 설명이다.
오송역 B주차장 일원에 실내면적 956.13㎡ 규모의 건축물이 조성된다. 이 건축물은 지상 3.6m 높이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2층 바닥이 올라가는 필로티 구조로 건설된다.
도는 지난 6월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이 부지 사용허가를 받은 도는 총사업비 37억1500만원을 들여 이달 실시설계에 이어 10월 착공, 연말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 공간에는 도를 홍보하는 전시관과 전국 기업인, 공직자·학생·전문가 등이 회의·토론할 수 있는 소규모 회의실과 강연장 등이 들어선다. 내년 3월 개관 예정이다. 도는 이를 당분간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오송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고 충북선도 연결되는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로 전국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며 “새로운 개념의 업사이클링 사업으로 (오송 선하부지가) 전국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홍보·전시, 소규모 회의실 등 복합 공간 조성이라는 사업 내용이 기존 오송역의 휴게·회의 등 기능과 유사해 중복 투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에 1만3000석 규모의 대규모 마이스(MICE) 시설인 청주 오송 오스코(OSCO)도 내년 말 문을 열 예정이다. 김 지사는 “오송 오스코 운영과 함께 폭발적인 수요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하공간 시설이 오송 오스코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과 소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반 철도나 고가도로 아래 조성된 문화공간들이 소음 문제 등으로 외면받을 수 있고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여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김 지사는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철저한 설계·시공·감리가 진행돼야 한다”라며 “오송역 이용객이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안전 문제 등도 도와 공단이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시설 운영 진행 상황 등을 지켜본 뒤 다른 선하공간으로 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최상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