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사회연구원과 충북도 국토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촉진센터 관계자들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촉구했다.>
일부 기관 수도권 인력 잔류…사업 지지부진 원인
도, “ 유치 대상 14곳 모두 음성·진천혁도 유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발표…제천시민 ‘뿔났다’
“사실상 청주권역 오송지역 개발 축 명분 쌓기에 불과”
말로만 북부권 제천지역 불균형 해소…이번에도 뒤통수
정부가 수도권 인구 위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솔선수범해야 할 일부 공공기관이 수도권 잔류인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지지부진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북경제사회연구원과 충북도 국토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촉진센터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속도가 더디기만 하다”며 신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정과제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업무계획에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포함됐음에도 아직도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유치경쟁 등에 따른 지역간 갈등을 이유로 계획 수립을 미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짧게 언급했을 뿐, 이후 정부가 어떤 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수도권 잔류인력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22년 당시 수도권 미승인 잔류인력을 편법으로 보유하고 있던 3개 기관(법무연수원·정보통신산업진흥원·한국고용정보원) 중 한국고용정보원은 오히려 미승인 잔류인력을 늘렸고, 나머지 2곳이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답변을 거부한 점을 들어 “공공기관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정책의 목적과 취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정부에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신속 추진,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수도권 잔류인력 현황 공개 등을 촉구했다. 이어 미승인 수도권 잔류인력에 대한 즉각 복귀와 함께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재 수단 강화 등 새로운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또 “이 같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전국 시민사회단체·전국혁신도시협의회 등과 적극 연대·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가 2차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다듬었다. 도는 6개 공공기관을 최우선 유치 대상으로 선정하고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이전 TF를 구성한 도는 우량 공공기업 유치 전략을 숙의했다. 도는 지역 인재 채용을 이룬 충북 혁신도시 성과 계승과 발전, 지역산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유치 역량을 집중할 공공기관을 우선 추렸다.
도는 유치 대상 공공기관과 해당 기관 노조를 방문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전국 혁신도시 중 유일하게 산·학·연 클러스터 잔여 용지 보유 등 특장점을 중점 홍보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공공기관 1차 이전 때 충북에는 11개 기관이 들어왔으나 예산과 인력이 풍부한 공기업은 없고 교육·연구기관 위주였다”며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우량 공공기관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가 최우선 유치로 설정한 기관은 지역난방공사, 환경공단, 산업기술진흥원, 무역투자진흥공사, 환경산업기술원,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다. 이와 함께 소방산업기술원, 에너지기술평가원, 국토교통과학진흥원, 대한체육회, 청소년활동진흥원, 데이터산업진흥원, 석유관리원, 보육진흥원도 혁신도시 내 유치 대상 공공기관으로 분류했다.
도가 밝힌 16개 공공기관 이전지역은 모두 음성·진천혁신도시이다. 음성·진천혁신도시와 공유되고 있는 곳이 바로 오창지역이다. 오창지역은 충북도와 청주권역 개발의 핵심이다. 도가 이전 대상 기업의 혁신도시 이전을 발표했으나, 내면은 오창지역의 개발의 한 축인 셈이다.
이에 제천시민들이 반발·분노하고 있다.
제천시 등에 따르면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내놓은 2020년부터 지역소멸도시로 분류된 제천지역으로의 기관 유치를 위해 진력했다. 2차 공공기관 제천유치는 민선 7기 이상천 전 시장과 민선 8기 김창규 시장이 사활을 건 시책이다. 전임과 현 시장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견 없이 모든 행정력을 기울인 시책은 공공기관 제천지역 이전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들 양 시장들은 수차에 걸쳐 국회를 찾아 토론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공기관의 제천이전을 주창했다. 이의 노력은 최근 도의 이전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도의 이전 방침은 청주권역, 그것도 오창지역으로의 ‘몰방’ 유치가 골자이다. 이의 결정에 제천과 단양 등 도내 북구권역 시·군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도는 청주권역 위주의 개발정책을 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오창산단이다. 도의 집중 개발정책으로 오창지역은 더 이상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기업체들이 들어섰다. 이와는 달리 제천과 단양지역은 충북도의 오지로 분류되고 있다. 도정의 소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청주·충주 등과 함께 도내 3개 시로 분류되고 있는 제천시만이 상대적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