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부실 대응 논란과 관련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정일 전 청주서부소방서장이 첫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오송 참사 TF “최고책임자 중처법 기소가 진상규명 지름길”
서정일 전 청주서부서장·예방안전과장 등 소방 공무원 2명 공판
허위 대응 1단계를 발령·긴급구조통제단 가동 등 허위사실 혐의
청주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침수 사고 부실 대응을 숨기기 위해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충북 소방관들이 첫 공판에 출석했다.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태지영)는 최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서정일 전 청주서부소방서장과 당시 청주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A씨 등 소방 공무원 2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들은 오송 참사 발생 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거나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이러한 조치를 한 것처럼 상황보고서 및 국회 답변자료에 허위 사실을 기재해 발송한 혐의를 받는다. 재난 발생 우려가 크거나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긴급구조통제단은 재난 대응 시 제반 인력을 활용할 권한을 갖고 있다. 위험 정보를 파악하거나 도로 통제 등 적극적인 조치를 못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들은 이와 관련해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온 이들은 심경 등을 묻는 질문에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 말 외 특별한 답을 하지 않고 청주지법을 떠났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까지 검찰 증거에 대한 조사 과정을 마치고 증인 신문 일정을 잡을 방침이다. 다음 재판은 8월19일 오후 2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들 관계자들의 처벌을 요두하는 정치권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오송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TF(오송 참사 TF)’는 “검찰의 오송 참사 최고책임자 중대재해처벌법 기소가 진상규명과 재난안전대책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오송 참사 TF는 “오송참사 1주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으나, 여전히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영환 충북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등 최고책임자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검찰의 비공개 소환조사가 이뤄졌으나, 이후 수사종결 시기는 미뤄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오송 참사 TF는 “진정한 추모와 반복적인 참사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최고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김 지사와 이 시장에 대한 조속한 기소를 촉구했다. 또 김 지사의 이른바 셀프 구명 의혹, 꼼수 과장 브리핑 논란 등을 언급하며 “지금이라도 책임을 회피하고 참사의 흔적 지우기에 몰두하는 대신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만전을 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송 참사 TF는 오송지하차도와 제방공사 현장을 찾아 김 지사가 오송지하차도 재개통을 추진하면서 도민들에게 약속한 차수벽 등 안전시설 설치와 제방공사 안전성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중앙당 차원의 오송 참사 TF를 구성해 국회 내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국정조사 필요성을 설득해 나가는 한편, 행정안전부에 재난안전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오송 참사 TF는 이연희(청주흥덕) 국회의원을 단장으로, 박진희(대변인 겸임)·이상식 충북도의원, 허철 청주시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