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호흡기감염증 일주일 새 45명 입원
올 봄 미세먼지특보 15회·황사 7일 관측
도내지역의 봄 하늘을 최근 황사와 꽃가루가 뒤덮으면서 호흡기 건강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충북도 감염병관리지원단의 표본감시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도내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는 45명으로 전주(14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3~4월 입원 환자도 한 주 평균 30.2명에 이른다.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꽃가루로 인한 바이러스성 기관지염·폐렴·인후염 등이 대부분이다.
이 기간 도내지역은 미세먼지 특보가 15차례 발령됐다. 청주지점 기준 황사 관측 일수는 7일이다. 강수 직전인 지난 4일에도 청주지역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6㎍/㎥까지 치솟으며 '나쁨(81~150㎍/㎥)'수준을 나타냈다.
봄철 미세먼지는 주로 중국과 몽골발 황사 영향으로 발생한다. 약해진 대기 순환과 건조한 날씨가 더해져 대기 중 농도가 겨울철에 비해 매우 높다. 장시간 노출 시에는 호흡기·심혈관·피부에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5월 개화기에는 꽃가루가 대기질을 더 혼탁하게 만든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에 비해 인체에 덜 위해 하지만, 알레르기에 취약한 사람에게는 비염과 천식·결막염 등을 일으킨다. 가장 최근 도내 11개 기상청 측정 지점의 꽃가루(소나무) 농도위험지수는 모두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도민들은 최근 탁해진 공기질을 체감 중이다. 제천지역의 한 호흡기내과 전문병원에서 만난 김모씨는 "기침과 콧물이 심하고, 숨쉬기가 답답해 병원을 찾았다"며 "평소에 챙기지 않던 마스크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또 다른 환자는 "꽃가루 탓에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졌다"며 "밤에도 잠을 자기 힘들 지경"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천식·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재진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아무래도 미세먼지와 꽃가루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황사와 꽃가루 속에서 건강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야외 활동을 피하고,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며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박경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