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가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관련한 잇단 정치적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송기섭 진천군수가 그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지역정가는 이의 발언을 두고 정치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 지사는 국민의힘, 송 군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더욱이 이들 양자는 모두 괴산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송 군수는 최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정자는 민생이 어렵고 지친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언행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안정하고 혼란한 정치 상황 속에서 국민이 걱정이나 불안에서 벗어나 생계와 일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비롯해 지역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인 숨통을 틔워야 한다”라며 조기 추경을 제안했다. 송 군수는 “지방정부가 지방정부답게 민생에 집중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라며 “갈등이나 논쟁보다는 이해관계를 초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을 두고 도청 안팎에서는 송 군수가 김 지사 저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송 군수는 도내 유일 3선 기초단체장으로 차기 지방선거 지사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송 군수는 이에 대해 “특정인을 지칭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상황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얘기하려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위로와 자비의 기도를 보내 달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명의로 공수처의 대통령 수사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청광역연합장 명의로 “불법 논란이 있는 공수처의 현직 대통령 체포에 경찰을 투입하는 일은 명백히 잘못”이라는 글을 게재해 야권의 반발을 샀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이어지자 “정당한 의사표현을 겁박하고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하는 사람들이 헌정을 파괴하고 있다”라며 “나훈아 선생도 단체장도 내란동조자인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최경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