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부터 단양의 영웅 ‘단양 시루섬의 기적’ 기념 예술제 열려
물탱크 위 생존 되새겨…폭우와 사투 ‘시루섬의 날’ 선포
“단양역 단지·시루섬 개발 내륙 ‘육해공 관광’명소 기대”
다큐멘터리로 부활한 기적의 섬 충북 단양 시루섬이 전국 안방극장을 찾았다. 단양군에 따르면 mbc충북이 만든 초고화질(UHD) 2부작 다큐멘터리 ‘시루섬’이 지난 10일 낮 12시25분부터 1시간 동안 특집 MBC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됐다. 군이 제작을 지원한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시루섬과 전국 곳곳에 산재한 그날의 흔적과 기억을 영상에 담았다.
앞서 지난 8월에는 mbc충북 만든 UHD 2부작 다큐멘터리 ‘시루섬’이 양일간에 걸쳐 각각 1시간씩 전파를 탔다.
다큐멘터리는 시루섬 전체가 물에 잠기는 상황 속에서 희생과 연대로 기적처럼 살아남은 시루섬 주민들의 실화를 소개하고 있다. 시루섬 모형, 컴퓨터그래픽(CG) 등을 통해 지금은 볼 수 없는 시루섬의 모습을 복원하고 당시의 상황을 시각화했다. 당시 6만㎡의 섬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은 높이 7m, 지름 5m 물탱크에 올라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됐다. 현대사는 이 사건을 시루섬의 기적으로 기록했다. 엄마와 함께 물탱크 위에 올랐던 아기는 사람들 틈에 끼여 압박과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그러나 엄마는 물탱크 위 주민들의 동요를 우려해 이를 밤새 숨겨야 했다. 가슴 아픈 엄마와 아기의 모습은 단양역 소공원에 동상으로 남았다.
지난 2022년 SBS서울방송은 ‘시루섬의 기적’을 기획·방송했다. 이 방송국 간판 프로그램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시루섬의 기적 편을 통해 60분간 1972년 그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꼬꼬무 시루섬의 기적편’은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출연진들이 각자 친구를 초청해 1대 1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생존 주민인 이몽수 전 증도리 이장(84)과 노진국(79)·박동준씨(76) 등이 출연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시청자들은 희생과 헌신의 감동과 당시 슬픔을 공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문상오 작가는 중편 소설 ‘아, 시루섬’을 쓴 문상오(67) 작가는 지난 제48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아, 시루섬’은 태풍 베티로 물에 잠긴 남한강 시루섬 주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아픈 역사를 그린 중편소설이다. 문 작가는 단양에서 태어나 단양군청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 지금도 고향을 지키고 있다.
‘시루섬의 기적’은 그동안 지역의 무관심 속에 묻어지는 과거사로 치부됐지만, 김문근 군수가 취임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김 군수는 지난 30여 년 동안 개인적으로 시루섬 사건을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위기를 극복해낸 ‘시루섬 주민들의 정신 계승·발전’을 모토로 재조명하고 있다. 그는 수집한 자료 등을 정리, 지난해 11월 ‘시루섬의 그날’ 제하로 580여쪽 분량의 의 책자를 발간키도 했다. 김 군수는 지난 2022년 8월19일 생존자와 생존자 가족 79명을 초청,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을 열고 이들에게 ‘영웅’ 호칭을 헌정했다.
단양군은 지난 2022년부터 ‘시루섬의 기적’을 재조명하는 예술제를 열고 있다. 희생·헌신·협동의 시루섬 정신을 계승하고, 시루섬의 기적을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장함과 동시에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표현의 장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군은 앞으로 시루섬 예술제를 매년 연례행사로 이어간다. 소설·영화·연극·드라마 등을 통해 D(단양)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이다.
‘시루섬의 기적’은 태풍 베티가 몰고 온 비구름이 사흘간 단양지역에 폭우를 쏟아 부었던 1972년 8월19일에 벌어진 생존을 위한 사투이다. 이 비로 남한강이 범람하면서 행정구역상 단양읍 증도리에 속해 있던 6만㎥ 면적의 시루섬 전체가 물에 잠겼다. 섬에 살던 44가구 250여명이 주민들은 급격히 불어난 물을 피해 물탱크와 원두막·전주 등에 올라 서로를 붙잡고 버텼다. 높이 6m·지름 5m의 물탱크에는 190여명이 주민들이 피신해 14시간을 버티다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생후 100일 된 아기가 압박을 못 이겨 숨을 거뒀지만, 아기의 어머니는 이웃들이 동요할까 봐 밤새 아기를 껴안은 채 슬픔을 삼켰다.
◇희생정신과 화합 상징 ‘시루섬’ 스토리텔링
김문근 군수는 ‘내륙관광 1번지’ 단양의 제2 전성기를 이끌 카드로 단양역 복합관광단지 개발과 시루섬 권역 명소화 사업을 추진한다. 김 군수는 “단양역과 시루섬을 새 거점으로 강물을 활용한 수상레포츠와 패러글라이딩이 어우러진 단양형 ‘육해공 관광’을 임기 내 완성하겠다”라고 밝혔다.
단양역 일원은 지난 3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1호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정부 재정과 지방소멸 대응기금, 산업은행이 출자한 모(母)펀드를 기반으로, 지자체와 민간이 자(子) 펀드를 결성해 지역 활성화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113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된다. 지역 주민의 희생정신과 화합을 상징하는 ‘시루섬’ 스토리텔링 사업도 추진한다. 시루섬은 남한강에 있는 약 6만㎡ 면적의 섬이다. 김 군수는 “시루섬의 기적을 알리기 위해 10년 동안 생존자 등을 직접 인터뷰하고 ‘시루섬, 그날’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라며 “시루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590m 길이 출렁다리(기적의 다리)와 물탱크 조형물·전망대를 조성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루섬은 연대와 희생,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끝없는 의지를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라면서 “다큐멘터리는 시루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주민들의 희생정신을 되새기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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