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화 촬영지와 단양지역의 이색 관광코스로 이름난 헌책방 새한서점이 화마에 잿더미가 됐다.
단양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 11시53분께 단양군 적성면 새한서점에 불이 나 소방서 추산 3400만 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날 불은 363㎡ 건물과 내부에 있던 서적 7만여 권을 태웠다. 다행히 주인 이모(75)씨는 스스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이 나자 단양소방서는 소방차 9대와 소방 인력 3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작업을 했다. 큰불은 다음날인 20일 새벽 잡았다. 하지만 책더미 속에서 되살아나는 잔불 정리는 온종일 이어졌다. 진화작업과 중장비를 동원한 가건물 철거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산더미 같은 헌책이 눈과 손끝을 즐겁게 했던 새한서점은 이제 그 터만 남았다.
영화 ‘내부자들’의 촬영지로 알려진 새한서점은 단양 오지 숲속에 있지만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검사역 조승우와 건달역 이병헌이 마주 앉아 소주를 나누며 통쾌한 복수를 모색하는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다.
서울 고려대 인근에서 25년간 운영되다 2002년 이곳으로 옮겨 온 새한서점은 연극과 거리공연·작은 결혼식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여행 블로거들이 기억에 남는 이색 여행지로 꼽는 곳이기도 하다.
소방 당국은 화목 보일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단양군 관계자는 “고령의 주인은 건강도 좋지 않았지만 헌책방에 달린 작은 집에서 생활을 하며 책을 관리했는데, 불이 나면서 핸드폰도 가지고 나오지 못했다더라”고 안타까워하면서 “당분간 자녀의 집에서 지내기로 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지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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