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 원인 로컬라이저 때문이면 배상 책임”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하는 가운데 한국공항공사(공사)가 대인·대물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원인이 콘크리트 둔덕 때문으로 밝혀지면 공사는 막대한 배상책임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무안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 운영·관리 주체다.

국회 국민의힘 엄태영(제천·단양) 의원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공항 내 화재와 도난·재난사고 등으로 인한 신체·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을 피보험자로 하는 이 보험 보험료는 9억4000만 원이다. 그러나 여객·화물 청사 내 사고만 30억 한도에서 대인·대물 배상하는 조건으로 가입했다. 활주로·유도로 등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이동하는 에어사이드(airside) 구역 내 사고는 보장에서 빠졌다. 활주로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콘크리트 둔덕 등 시설물 피해는 9조 원 한도에서 보장받지만 인명 피해는 보장하지 않는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12조 원 규모의 재산종합위험담보와 5000억 원 한도 에어사이드 내 대인·대물 보상에도 가입했다. 엄 의원은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 등 항행안전시설에 관한 공사 측 과실이 드러나면 피해자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공항공사는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제민간항공기구 무과실 책임 사망 보상 한도를 적용하면 제주항공 사망자 배상금은 3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면서 “수백 명이 타는 항공기가 착륙하는 공항의 대인·대물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상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