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교대들은 등록금 인상할 듯…부산교대 5.49%↑
기사작성 : 2025.01.23 14:28

적립금 11조인데 등록금 올린다고?”대학생 공동행동 움직임


지난 10일 확정 공고인기 추락에 정원 감축에

재정 압박 커 “1인당 교육비 지방 국립대 60%”

 

서울권 총학생회들, ‘등록금 인상 공동행동구성

교육부에 재정 투입 확대·등심위 제도 개선 촉구

 

국립 부산교대가 전국 교육대학 중 처음으로 올해 등록금을 법정 상한선까지 인상했다. 거점 국립대가 동결을 결정한 것과 달리, 국립 교대는 더 낮은 등록금과 자퇴 행렬로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부산교대는 지난 102025학년도 등록금을 전년 대비 5.49%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교대는 2023년에도 등록금을 4% 올렸다. 지난해에는 동결(대학원만 4% 인상)했다. 등록금을 올린 2023년도에도 재학생 충원율과 대학원 신입생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줄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부산교대 측은 지난 6일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전국 교대의 경우 타 대학에 비해 현저히 낮은 등록금으로 더 이상 동결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회의록을 보면 부산교대 학생 대표자들은 학교 측이 제시한 자료를 본 뒤 등록금 인상에 동의를 표했다. 지난해 학부 재학생 충원율은 98.6%5년 새 최저, 중도 탈락자는 77명으로 5년 새 최고였다.

 

전국 교대는 동결 기조가 유지되던 2023년 당시 법정 상한선(4.05%)이 고물가로 높아지자 그에 준하는 인상에 나섰다. 당시 교대 10곳 중 8곳이 등록금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에는 모든 교대가 등록금을 동결했다.

 

교대 등록금이 다른 국·공립대보다 저렴한 것은 사실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교대 10곳의 지난해 평균 연간 등록금은 3399301원이다. 대구교대가 371만원으로 가장 높고, 서울교대가 3088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지난해 4년제 일반대 평균 등록금은 6827300원이었다.

 

교대는 교권 침해 등 초등교사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학생 모집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률은 43.6%2018(63.9%) 대비 추락했다.

 

전국 교대는 지난해 정부와 합의해 신입생 정원을 13년 만에 감축했다. 2025학년도에 교대 10곳과 국립 초등교육과(한국교원대·제주대) 입학정원이 전년 대비 457(12%)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다른 교대도 인상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장인 김창원 경인교대 총장은 거점국립대 등록금 동결 결정에도 교대의 등록금 인상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이번 주나 다음주 중 대부분 학교가 심의를 하는데 대부분 인상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경인교대도)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 봐야 하지만 인상률은 5% 내외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라며 교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는 고사하고 다른 거점 국립대학과 비교해 60% 수준이다. 적어도 거점 국립대의 80% 정도는 투입할 수 있도록 재정을 확보해 달라고 몇 년째 요구하고 있는데 잘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재학생을 기준으로 학교가 학생의 교육과 교육여건 조성을 위해 투자한 비용을 뜻한다. 인건비·운영비·장학금·실험실습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국 교대 10곳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약 1310만 원이다. 최근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 9곳은 2216만 원, 서울대는 약 5804만 원 등이다. 교대는 지방 거점 국립대와 견주면 59.1%, 서울대의 22.6%에 불과한 교육비를 투자하는 셈이다.

 

교육부는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교내 장학금을 줄이면 주지 않았던 국가장학금 유형 국고 예산을 올해는 장학금을 10% 줄여도 등록금만 동결하면 지급한다. 국고 일반재정지원사업비를 인건비 등 경상 경비에 보다 폭 넓게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시도에 나서자 대학 총학생회들은 전국 대학 등록금 인상 공동행동(공동행동)’을 구성했다. 이들은 대학들에 막대한 적립금이 쌓여 있다며 인상을 반대했다. 이화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공동행동은 정부서울청사서 교육부와 대학 본부는 학생들에게 재정 부담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며 등록금 인상 시도를 규탄했다. 이들은 서강대(4.85%)·국민대(4.97%)·한신대(5.3%) 등이 인상을 결정했고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성균관대·한양대 등이 인상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공동행동은 대학은 등록금 인상의 이유로 돈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립대학은 11조 원 규모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다라며 법인의 전입금 비율은 사립대학 평균 4.2%”라고 지적했다. 등록금을 올리기 전에 기존에 쌓아둔 적립금 용도를 바꿔 재정난을 타개하라는 주장이다.

 

학생들의 반발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김민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기획국장은 “(전대넷에서) 진행 중인 등록금 인상에 대한 전국 대학생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750명 중 약 98%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으며 등록금 납부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교육부에도 대학 분야 재정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정부의 고등교육(대학) 지원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며 국고 투입을 늘리라고 밝혔다. 학생들과 교직원이 참여해 등록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학내 기구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개선도 촉구했다. 반지민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등심위에서 학교 측은 기존에 제시했던 동결안이 아닌 인상안을 갑작스럽게 내놓았다라며 내규에 맞지 않는다, 원안인 동결안으로 가져 와야 하는 게 아니냐 물으니 원안은 책정안이었기에 인상·동결은 관계가 없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공동행동은 다른 대학 총학생회의 참여를 받는 한편 정부에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최상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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