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청풍대교 활용방안 국내·외 공모 나설 것”
김창규 시장, “도 주도 사업·완수면 동의”…한 발짝 후퇴
김 지사, “옛 청풍대교 활용 충북도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시설 구축·운영도 충북도…정상화 이후 제천시 이관 약속”
철거 위기에 놓였던 구 청풍대교가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다. 그동안 도는 ‘활용’을, 시는 ‘철거’를 강력 주장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구 청풍대교의 소유권은 도에 있지만, 행정구역은 제천시에 포함돼 있다. 도가 구 청풍대교를 활용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도가 그동안 사업 추진을 하지 못하고 시와 지속적인 협의 방안을 모색한 이유이다.
도와 시 등에 따르면 최근 도정 설명을 위해 제천지역을 찾은 김영환 지사는 “청풍대교를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거점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천시민의 동의를 전제로 “청풍대교 활용을 위한 국내·외 공모를 거쳐 관광자원화하겠다”며 “(앞으로 2년여 남은)민선 8기 내에 사업을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신청풍대교 건설 이후 14년째 방치 중인 청풍대교 활용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호수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인 김 지사가 지난해 10월 제안했다. 신 청풍대교 개통 이후 구 청풍대교는 개발과 철거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제천시민사회와 정치권 등은 철거를 요구했었다. 민선 8기 김 시장이 취임하면서도 안전성과 유지비용 등을 이유로 활용 보다 철거에 방점을 뒀었다.
김 지사는 활용방안으로 팝업숍과 노천카페·푸드트럭 등을 갖춘 관광 랜드마크로 육성하자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김 시장은 그동안 고집해온 철거에서 한 발짝 물러나 조건부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 김 시장은 김 지사와의 만남에서 “(구 청풍대교 활용과 관련)여러 가지 난제가 있지만, 도가 주도해 사업을 멋지게 완수한다면 동의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 청풍대교는 충주댐을 준공했던 40년 전 청풍호를 가로질러 폭 10m, 길이 315m 규모로 건설했다. 교량 내구연한 50년 중 10년도 채 남지 않은 상태다. 1985년 건설된 구 청풍대교는 상판이 내려앉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난 2012년 4월 용도 폐기됐다. 대신 신 청풍대교가 건설됐다.
구 청풍대교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철거 위기를 겪었다. 도는 지난 2010년 6월 청풍교 철거를 위해 국토부에 당시 건립 중이던 신 청풍대교 총사업비 변경을 건의했다. 도는 2013년 6일 국토부가 “철거는 유지관리 성격이므로 예산 반영이 어렵다”고 선을 긋자, 2015년에 청풍교를 시설물안전법상 제3종 시설물로 지정하고 안전 점검을 했다. 당시 도는 구 청풍대교 방치에 논란이 제기되자 전문업체에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내구성 저하 등 문제는 상존하고 있지만 안전에는 큰 지장이 없는 ‘C(보통)’ 등으로 진단됐다. 당시 교량 보수·보강을 1안, 100억 원을 들여 철거하는 2안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들 안은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했다.
한 동안 잠잠했던 구 청풍대교 처리 문제는 정치권이 재점화했다. 지난 2017년 전 충북도의회 강현삼(제천2) 의원은 “(구 청풍대교는)빠른 시일 내에 무조건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청풍대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강조한 강 전 의원은 “교량 아래로 유람선 등이 수십 대 운행되고 있어 대형사고 참사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가”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은 전무하고 소극적인 행정만 펼치고 있다”고 도를 질타했다. 도도 청풍~수산면을 잇는 2차로 시설개량 사업에 구 청풍대교 철거 사업을 포함했다. 이를 기점으로 제천지역사회는 구 청풍대교에 대해 ‘철거’ 기조를 형성하고 당연시 했다.
하지만 김 지사가 지난해 구 청풍대교 활용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면서 ‘찬·반’ 논란은 지역사회의 화두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0월 제천을 찾은 김 지사는 구 청풍대교 활용을 놓고 시의회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안전성 문제로 철거 논의가 진행됐지만, 이런 시설을 새롭게 만들려면 600억 원 정도가 들어간다”라며 “도가 나서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겠다. 철거 보다는 힐링·쉼터·쇼핑·먹거리를 갖춘 복합공간 조성에 나서겠다”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외국의 경우 수백 년 된 시설물을 재활용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킨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는 남해대교가 좋은 사례다. 청풍교는 고작 40년이다”라며 “(저는)개인적으로 구 청풍대교가 철거되면 고개를 못 들고 다닐 것 같다”고 재개발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차장, 상·하수도 등 인프라 조성에 대해)책임지고 해드리겠다. 시설물 구축은 물론 향후 철거도 당연히 충북도가 할 것이다”라면서 “노후 시설물의 업싸이클링을 통해 충북도를 대표하는 관광시설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참석자는 “종전 도지사의 제안에서 한층 진일보했다. 도지사의 적극성이 엿보였다. 처음엔 반대 기류였던 간담회장 분위기가 도지사의 파격 제안으로 일부 긍정적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최경옥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