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 6년만 공식 석상 이유…“일해야 빚 갚을 수 있어”
기사작성 : 2024.06.27 14:02

부모 빚투 후 첫 공식 석상피해자 합의 1명 남아

고민도 사치였는데과거를 잊지 않고 노력할 것

 

부모 빚투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제천지역 출신 래퍼 마이크로닷(30·신재호)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 최고 전성기였던 2016년 불거진 논란 이후 6년 만이다. 조심스럽게 무대 위에 선 그는 90도 허리를 숙이며 시작해 똑같은 모습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마이크로닷은 최근 서울 구로구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새 EP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새 앨범을 발표하는 날이지만, 논란 이후 처음으로 서는 공식 석상이라 사건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됐다.

 

마이크로닷은 채널A 예능물 도시어부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던 지난 2018년에 부모의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제천시 송학면지역에서 젖소 농장을 하던 부모다 야반도주에 나서면서 빚투논란을 불러왔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제천지역에서 친·인척과 이웃들에게 4억 원을 빌린 후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마이크로닷 부친 신모씨는 징역 3, 모친 김모씨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복역을 마친 뒤에는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이크로닷은 이 과정에서 정확한 확인 없이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는 대응이라며 여론이 악화됐다. 마이크로닷은 출연 중이던 방송에서 모두 하차했다. 이날 마이크로닷은 저의 첫 대응에 대해 참 많이 후회하고 있다. 반성하고 있다. 참 어리석었던 행동이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어리숙했다라며 울컥했다. 그는 당시 매니지먼트가 사실을 확인하던 중 친하게 지내던 미국 출신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제가 이 사건이 터졌는데 난 뭔지 모른다고 했다. 어느 기자가 그 변호사에게 연락을 했고, 외국에서 온 변호사라 그렇게 행동(법적 대응 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이 커졌는데 그것 또한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좀 더 똑똑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사건 2년 만인 지난 2020년 앨범 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발표한 책임감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사건이 모두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크로닷이 음악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마이크로닷은 어린 마음으로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저의 입장을 그렇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참 어리숙했다라며 후회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앨범을 냈지만 대중의 기억 속에서는 잊어갔다.

 

마이크로닷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현 소속사인 더빅브라더스무브먼트를 만나면서부터다. 지난해 8월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피해 금액을 변제를 위해 식당에서 근무 중인 모습을 공개했다. 영국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서울패션위크에 등장했다.

 

현재 사건이 모두 해결된 건 아니다. 아직 남은 한 명의 피해자에게 변제를 하지 못한 상태다. 마이크로닷은 “1심 재판 후 10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중 6명과 21000만 원에 합의했다. 2심 재판 중 남은 4명 중 1명과 합의가 됐다. 그러던 중 소속사 대표를 만나 2023년에 남은 3명 중 2명과 합의했다. 나머지 한 분은 만났지만 아직 를 하지 못했다설명했다. 합의는 2025년까지 변제하기로 하는 차용증을 쓰고, 소속사 대표가 연대보증을 해줬다. 소속사 대표는 “2년 전 메인 프로듀서의 소개로 마이크로닷을 만나게 됐는데, 한두 번 만나다 보니까 이 친구의 성실함과 음악적 재능을 알게 됐다. 어려운 부분을 헤쳐나가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무작정 같이 일을 하자고 붙잡았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닷이 대중의 차가운 시선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앨범을 발표하는 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현재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앨범 활동을 병행한다. “피해자분은 오늘 기자회견을 하는 건 모른다. 제가 일을 해야 그분에게도 다시 다가갈 수 있다현재 상황에서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돈을 드려야 하는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마이크로닷에게 이번 앨범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전곡을 프로듀싱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누구나 양면의 모습을 지녔듯, 그가 가지고 있는 긍정 에너지와는 다른 내면에 갇혀있던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하는 내용이다. 타이틀곡 변하지 않아에 대해서는 상황이 변하더라도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래퍼 루피와 디보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외 수록곡에도 래퍼 지투와 오왼·테드팍·디트루·BXN(범이낭이) 등이 참여했다. 마이크로닷은 제가 오랫동안 공식적인 사과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 고민도 사치였다.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 죄송하다. 앞으로 노력해나가겠다. 약속한 부분 해나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상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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