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리’ 송봉섭 전 선관위 사무차장 첫 재판 혐의 부인
기사작성 : 2024.07.30 13:49

송 전 차장 변호인 정당한 권한 충북선관위 사무처장 결제받아

비다수인 경력 채용 절차 하자 없어담당자 권한 방해치 않아

 

단양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혐의송 전 차장 부당한 영향력

충북·단양선관위 인사담당 직원 전화 경력채용 진행상황 확인

자신의 자녀 직접 소개·추천 확인면접위원 모두 만점 부여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자녀 채용 비리혐의로 기소된 송봉섭 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과 전·현직 충북 선관위 관계자 2명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의 변호인 측은 최근 청주지법 형사6단독 조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주요 혐의인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와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정당한 권한을 갖는 시도 선관위 사무처장의 결제를 받아 경력 채용을 진행한 것이라며 당시 비다수인 대상 경력 채용 절차에 하자는 없고 인사 담당 직원의 권한도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송 전 차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충북선관위 관리과장 한모(62)씨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관리과장으로서 실무 직원에게 일을 시킬 권한이 있고 인사 담당 직원에게 일을 시킬 것이기에 강요로 보기 어렵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부인했다. 송 전 차장과 한씨와 공모한 혐의를 받는 현직 충북선관위 관계자 박모(55)씨 측 변호인은 결재 선상에서 피고인은 담당관의 위치, 결재 결정원이 없는 피고인이 어떤 근거에 의해서 기소가 됐는지 의문이라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진행했고, 공모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송 전 차장은 2018년 충북 선관위 공무원 경력 채용 당시 한씨와 박씨에게 자신의 딸을 채용하라고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한씨는 박씨와 공모해 충남의 지방직 공무원이던 송 전 차장의 딸을 합격자로 내정한 채 이후 채용 적격성 조사 및 면접 등의 채용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씨는 고등학교 동창 딸을 충북 선관위 공무원으로 입사시킨 혐의도 있다. 검찰은 한씨가 고교 동창의 딸을 충북 선관위 경력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박씨와 공모해 채용 대상 지역을 임의 지정하고, 송 전 차장의 딸을 채용했던 방식과 같은 방법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해 최고점을 받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검사 김종현)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차장을 조사하고 재판에 넘겼다. 송 전 차장은 충북선관위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한 경력 채용에서 충북·단양군선관위 인사 담당 직원에게 전화해 자신의 자녀를 소개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차장의 딸 송모씨는 201510월부터 충남 보령시에서 8급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83월 단양군 선관위 8급 공무원에 경력 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시민단체의 고발과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채용 과정에 관여한 선관위 직원 사무실·중앙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벌였다. 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검사 김종현)는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인 박찬진씨의 주거지와 전 사무차장 송봉섭씨의 주거지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 송 전 차장 자녀 면접서 모두 만점

 

권익위는 중앙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전수조사를 통해 58명의 부정 합격 의혹 등 총 353건을 적발하고 28명을 고발 조치, 312건을 수사의뢰했다. 주요 고발 사례는 학사학위 취득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부적격자 합격처리, 평정표상 점수 수정 흔적이 있어 평정결과 조작 의혹이 있는 합격처리, 담당업무 미기재 경력증명서로 근무경력을 인정한 합격처리, 선관위 근무경력을 과다 인정한 합격처리 등이다.

 

송 전 차장의 자녀는 충북도선관위 면접 과정에서 모두 만점을 받고 채용됐다. 당시 송 차장의 자녀를 면접한 3명의 면접관은 모두 선관위 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충북도선관위가 중앙선관위 고위 인사인 송 사무차장 자녀를 특혜 채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충북도선관위는 당시 국가공무원법선관위 공무원 규칙에 따라 채용 공고를 내지 않았다. 이른바 핀셋 채용으로 알려진 비다수인 대상 채용시에는 결원이 생긴 곳의 지자체와 광역지자체·지인 등을 통해 추천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송씨 등 2명이 지원했고, 면접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내부 직원 3명은 이들에게 모두 만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당시 선관위 공무원 인사운영기준에 따라 내부 직원을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 전 차장과 채용 절차에 참여한 선관위 직원들이 자녀 채용을 위해 공모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까지 증거 자료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는 과정을 마치고 증거 조사 일정을 잡을 방침이다. 다음 재판은 911일 오전 11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최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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