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시작된 단풍 주말부터 절정 전망
내리막길 체중의 3~5배 무릎관절에 실려
일교차 커지면 저체온증·돌연사위험 커져
이달 초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큰 일교차로 빠르게 들기 시작하면서 이번 주말께부터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일교차가 큰 가을철 산행 중 음주는 실족과 낙상 등 안전사고와 저체온증 위험을 높여 피해야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산행 중 음주는 실족·낙상 등 갑작스러운 사고나 위험에 대처하기 어렵게 만든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이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떨어뜨려 뇌 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낙상 사고를 예방하고 발을 보호하려면 미끄럼 방지용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낙엽이 쌓인 곳 아래에 보이지 않는 울퉁불퉁한 돌이나 꺼진 지형이 있을 수 있어 보폭을 작게 해서 천천히 걷고 등산용 지팡이 등을 이용해 확인 후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안전하게 산을 오르려면 어깨에 힘을 빼고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여서 걷는 것이 좋다. 특히 산에서 내려올 때 관절에 무리가 더 가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3~5배가 무릎관절에 실려 힘이 앞으로 쏠기 때문이다. 초보라면 경험한 적이 있는 산이나 국립공원 등 등산로가 잘 조성된 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혼자보단 2명 이상 짝을 이뤄 등산을 계획하고 휴대전화 등 연락이 가능한 수단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가을철 산행을 할 땐 아침과 저녁의 기온 차이가 심해 유발될 수 있는 저체온증도 주의해야 한다. 무리한 등산으로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젖은 옷을 입고, 차가운 가을바람을 맞거나 그늘 속에 계속 있다 보면 체온이 내려가면서 저체온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60대 이상 중장년층은 근육량이 적어 저체온증이 잘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하게 땀이 나거나 과호흡과 말초 혈관 확장 등과 함께 탈진, 탈수 등을 느끼면 저체온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김미란 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센터장은 “몸에서 발생하는 열보다 외부 환경에 의해 열을 빨리 상실하게 되면 체온이 35도보다 낮아지면서 저체온증이 발생한다”라면서 “체온이 내려가면서 몸이 떨리고 어지러움을 느끼는 등 산행 중 저체온증 증상이 나타나 자칫 넘어지는 경우 골절 등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했다.
특히 산행 중 술을 마시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확장되는 혈관을 통해 열이 피부로 빠져나가고, 우리 몸을 항상 36.5도로 조절하는 시상 하부와 체온 조절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돼 저체온증에 쉽게 노출된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산에 오를 때는 옷을 가볍게 입고 휴식을 취할 때나 정상에서는 겉옷을 입어 체온 손실을 막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은 근육을 풀고 심폐 기능을 활성화, 저체온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산행 중간 휴식 시간을 두고 스트레칭을 반복하면 저체온증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저체온증이 의심된다면 양지 바르고, 바람이 불지 않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젖은 옷을 벗고 마른 옷을 갈아입는다. 모자·수건 등을 이용해 머리·목·손 등을 통해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다. 따뜻한 음료를 통해 수분으로 보충한다. 계속해서 몸이 떨리고 의식이 저하돼 말을 하기 힘들며 맥박이나 호흡이 느려지면 빠르게 119에 도움을 구해야 한다.
일교차가 커지면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도 커져 등산 전 몸 상태를 꼭 확인해야 한다. 무리한 산행을 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은 올라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가을 등산 중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등으로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 체온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찬 공기를 쐬게 되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은 올라가게 돼 돌연사의 위험이 커진다”라면서 “고혈압 환자 등은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은 새벽 산행을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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