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4대강·토목 세력을 위한 사업이 아니냐” 의혹 제기
김완섭 장관, “댐 신설, 제2의 4대강 사업 아니다…장관직 걸겠다”
토목 회사 설명회 “오해 소지”…10곳 공청회 “1곳 소통 잘 안 돼”
“단양천댐 건설 총력 저지”…단양지역사회 “건설계획 당장 백지화”
“군민 무시…밀실 추진”…도내 시·군의회 단양천댐 반대 연대 전선
단양천댐 건설이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기후대응댐 신설이 제2의 4대강 사업 또는 토목 세력을 위한 사업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만약 사실일 경우 장관직을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댐 신설을 반대하는 단양지역 등에 대해 백지화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의견을 밝히기 이르다”고 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서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 단양 단양천과 경북 청도 운문천, 경북 김천 감천, 전남 화순 동복천, 전남 순천 옥천, 전남 강진 병영천, 경남 거제 고현천, 경남 의령 가례천, 강원 양구 수입천, 강원 삼척 산기천, 경기 연천 아미천, 충남 청양 지천, 울산 울주군 회야강 등 14개 후보지를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경기 군포) 의원은 “의대 증원도 왜 하필 2000명이냐는 질문이 많다. 4대강 사업 2탄으로 댐 14개를 끼어 토목 사업을 하려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 안 할 수가 없다”라며 “환경부 기본 논리는 댐은 가능하면 짓지 않겠나, 국민이 원할 때 짓겠다는 것 아니었나”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14개를 갑자기 오더를 받고 그런 건 진짜 아니다. 만약 어디서 그런 증거가 나온다고 하면 사퇴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에 따르면 14개 후보지는 환경부 내 1급 단위 조직인 담당실을 통해 결정했다.
김 장관은 “14개 후보지에서 제외된 지자체 중 지자체장이 저한테 지금도 댐을 지어달라고 문자가 온다”라며 “꼭 필요한 곳에 (댐 신설을) 하는 거지, 필요없는데 무조건 할 수는 없다"” 말했다. 그러면서 “홍수를 막는 방법은 제방도 쌓고, 준설도 하고, 천변 저류지도 만들고, 다양한데 그렇게 하고 나서도 안 되는 부분에 댐을 짓는 것”이라며 “가뭄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앞서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주민과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댐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현재 14개 후보지 중 10곳에 대해서는 공청회를 열었다. 단양지역의 공청회는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은 “나머지 두 곳은 소통을 하고 있고 아직 한 군데 정도는 소통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곳이 단양지역인지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다. 민주당 박해철(경기 안산 병) 의원이 “극렬하게 반대가 심한 곳이 있는데 이런 곳은 주민과 소통을 해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전면 백지화 할 수도 있나”고 묻자, 김 장관은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단양천댐 건설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며 단양군민들이 거리로 나선 상태이다. 군민들은 ‘단양천댐 건설 반대투쟁위원회(반투위)’를 결성, 대규모 범군민궐기대회를 열고 댐건설 반대 군민서명을 받고 있다. 군민들은 “단양군은 두 개의 국립공원과 충주댐으로 인해 온갖 규제는 다 받고, 개발은 제한되는 지역이라서 근근이 관광인프라로 지역소멸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그런데도 정부는 지역주민과 한 마디 협의·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양천댐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우리의 생존권과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단양군민의 생존권과 환경보존을 위해 단양천댐 건설을 강력히 반대한다”라며 “(환경부는)댐 건설 계획을 전면 철회 하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목표는 단양천댐 건설을 전면 백지화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세상에 울리고 관철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군수는 “선암계곡에 댐을 건설하겠다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후보지 발표는 단양군민이 겪어온 아픔을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라며 “군민이 모두 힘을 합쳐 반드시 댐 건설을 저지하는 한목소리를 내자”고 당부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30일 단양천에 높이 47m, 저수 구역 3.8㎞·담수용량 2600만㎥ 규모의 댐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용수공급 전용댐이다. 단양천은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수리봉에서 단성면 가산리·대잠리를 거쳐 충주호로 흐르는 21.5㎞ 길이 지방 2급 하천이다. 단양천을 따라 형성된 선암계곡은 단양팔경 중 3경으로 꼽힌다.
◇시·군의회 의장협 단양천댐 건설 반대 연대 전선
제천시의회 등 도내지역 11개 시·군의회는 단양천댐 건설 저지를 위한 연대 전선을 구축하고 단양군과 군민들의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 시·군의회 의장협의회는 최근 제천시의회에서 제108차 정례회를 열고 단양천댐 건설 저지를 한 대응에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
‘단양천댐 건설계획 철회 건의문’을 채택한 의장협은 “단양천댐 건설 예정지는 국가지질공원 대표 지역으로, 우리가 잘 지켜 후손에게 전해 줘야 할 자연·문화·역사가 살아 숨 쉬는 보고”라면서 “수려한 자연환경의 가치와 역사 문화적 가치를 하루아침에 백지장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의 댐 건설계획은 지역주민의 정서나 단양천이 가진 자연적 공간적 가치, 충북 북부지역에 미치는 사회적 경제적 영향 등에 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라고 정의하고 “수도권만 중시하는 구시대적 정책 추진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환경부가 건설하려고 하는 단양천댐은)충주댐에 이은 (남한강 상류의)두 번째 댐으로 또 한 번 수몰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단양과 제천 등 도내 북부지역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한 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양천댐 건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강력 촉구했다. /최경옥·박경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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